"신종코로나 사태로 신속진단키트 등 체외진단 중요성을 알리는 계기 돼…미충족수요 아이템으로 국내외 진출 박차"
아시아는 물론 미국, 호주까지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퍼지며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진단의 중요성이 떠오르고 있어서다.
최근 정부는 빠른 확진자 선별을 위해 진단시약 긴급사용 승인을 시행하고 유전자 증폭검사(RT-PCR)가 가능한 분자진단을 통해 의심환자에 대한 확진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6시간 정도 소요될 뿐 아니라 별도의 격리된 시설과 실험시설이 필요해 입국자나 의심환자를 초기 진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특히 4만명이 넘는 감염환자들이 발생되고 있는 중국에선 빠른 환자 선별이 급선무라 10~20분 내 진단 가능한 신속진단키트가 요구되는 현실이다.
현재 중국 보건당국은 이 같은 신속진단키트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을 내린 상태로 수젠텍은 최근 중국 우한 현지 헬스케어그룹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제품 개발 및 현지 사용 승인을 준비 중이다.
서울 성동구 수젠텍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손미진 대표(체외진단기업협의회장)는 “지금 같은 재난상황에서는 신속하게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신속진단키트가 바이러스 전파를 막는 첫번째 관문이 될 수 있다”며 “감염환자들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중국의 경우 신속진단 키트가 필수인 상황으로 3월 경 개발 제품이 중국 내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서 일어난 지카, 메르스에 이어 신종 코로나까지 앞으로도 바이러스들은 인류를 지속적으로 위협할 것”이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진단 영역의 역할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이번 신종코로나 사태로 체외진단 영역의 중요성이 부상한 반면 바이러스 재난 대응에 대한 국내 전략의 미흡함은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태로 일반인들까지 진단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더 원활한 바이러스 대응 시스템을 위해서는 “국내 분야별 연구개발 역량과 시스템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질병관리본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은 바이러스 관련 정보들의 연구를 통한 초기 대응을, 기업들은 이를 넘겨받아 빠르게 발전·실행시키는 형태의 국가적 비상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시스템을 실현시키기 위해선 글로벌 체외진단기기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2013년 427억 달러(50조원)였던 글로벌 체외진단기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 720억 달러(85조원)대에 이어 2022년이면 1270억 달러(15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체외진단기기가 바이러스뿐 아니라 고령화 시대 질병을 예방하고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체외진단기기 업계 1세대이자 창업 8년차인 손 대표는 시장에서 필요한 포인트를 파악하고 기술적·임상적으로 언맷니즈(미충족 수요) 아이템인 △혈액기반 결핵진단 △알레르기 스크리닝 △여성호르몬 모니터링 등을 킬러 아이템으로 키우며 국내외 시장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손 대표는 “작년부터 국내외에서 킬러 아이템 론칭 및 인허가를 진행중인데 올해는 그 결과들이 수익으로 이어지는 의미있는 한 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그 밖에 치주질환 및 치매 진단, 만성질환 모니터링에 대한 경쟁력 있는 제품 개발에도 올인 중”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80개 체외진단기기 기업들이 모인 체외진단기업협의회 회장으로서 빠른 속도로 뒤쫓고 있는 중국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 국내 생태계 구축을 도모하기 위한 전략도 구상 중이다.
그는 “의료기기 영역 중에선 체외진단기기 영역이 제조ㆍ연구개발ㆍ서비스 등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로, 협의회에서는 좋은 기술을 빨리 발굴하고 빠르게 상용화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이라며 “올해는 한국바이오협회 산하 협의회가 아닌 사단법인화를 추진하는 등 임기동안 국가적으로도 경쟁력 있는 분야로 성장시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