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프ㆍ파낙스이텍, 유럽 소재 공장 건설…종합상사 '광물' 선점
전기자동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성장에 따른 이차전지 시장의 확대로 배터리 소재에 대한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이 완제품 제조사를 따라 해외에 진출하는 것은 물론, 핵심 원료 확보를 위한 광산 투자까지 단행하고 있다.
동화기업이 지난해 인수한 이차전지 전해액 제조사인 ‘파낙스이텍’은 헝가리에 4대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전해액 공장을 2만 톤 규모로 건설한다고 13일 밝혔다.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업체들이 이미 헝가리에 진출해 있어 이곳에 소재 공장을 지으면 원활한 소재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바스프 역시 이날 독일 슈바르츠하이데 기존 생산 단지 내에 새롭게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 생산 시설을 설립하기로 했다. 연간 40만 대의 전기차에 사용할 수 있는 양극재를 생산하는 이 공장은 유럽 전기차 밸류 체인을 지원하기 위한 투자다. 양극재는 음극재·전해질·분리막과 함께 배터리 4대 핵심소재로 꼽힌다.
특히, 바스프는 이번 투자로 반도체의 핵심 광물인 니켈·코발트부터 핵심 소재인 전구체·양극재 생산을 모두 한 지역에서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했다.
핵심 광물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도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LG화학, 삼성SDI 등 배터리 회사들이 직접 광물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자원 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하던 종합상사들도 빠르게 성장하는 배터리 시장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LG상사는 신규 전략사업으로 2차전지의 핵심 광물인 ‘니켈’ 사업을 선정하고 인도네시아 니켈광의 오프테이크(Off-takeㆍ생산물 우선확보권) 확보 등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LG상사는 그룹사인 LG화학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배터리 밸류체인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최근 전 세계 이차전지 시장이 고속 성장세를 보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기차, ESS의 지속적인 수요 증가로 올해 연간 30조 원 규모인 배터리 시장은 2025년 120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많은 기업에서 배터리 관련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이미 전 세계 각국 정책에 따라 100% 성장하는 시장이기 때문”이라며 “이에 따라 성공이 보장된 곳에 투자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시장을 선점하는 기업은 확실한 캐시카우를 얻을 수 있어 해외 진출부터 광산 투자까지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