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3주째 이어지며 호텔가가 직격탄을 맞았다. 봄 시즌 신규 예약 건수가 소강상태인 것은 물론 숙박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며 매출에 타격을 입고 있다. 숙박뿐 아니라 호텔 내 식음 업장까지 손님이 줄자 매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런치 타임을 아예 없애거나 축소 운영하고, 휴무일을 늘리기까지 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를 겨냥해 호텔 음식을 배달하는 곳까지 생겼다.
18일 롯데호텔에 따르면 설 연휴 전후 시작된 코로나19 이후 국내외 30개 체인 호텔ㆍ리조트의 예약 취소 사례는 총 5만 실에 달했다. 롯데호텔 측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한 때부터 예약 취소 문의가 들어왔는데, 그때부터 올해 연말까지 투숙하기로 예정됐던 건들이 계속 취소돼 현재 기준 5만 실의 예약이 취소된 상태”라고 밝혔다.
숙박시설 예약 변동뿐 아니라 호텔의 식음 업장 역시 변화를 겪고 있다. 호텔은 관광객이 자주 오가는 곳인데다, 호텔마다 여러 사람과 음식을 나눠 먹는 뷔페를 운영하는 있는 만큼 호텔 내 식음 업장을 찾는 소비자는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줄었다.
이에 호텔가는 식음 업장 운영 시간을 변경하고 있다. 메종 글래드 제주의 중식당 ‘청’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런치는 운영하지 않고 디너만 운영 중이다. 글래드 여의도의 뷔페 ‘그리츠’는 원래 석식 1, 2부제로 나눠서 운영했는데 코로나19 이후 주말과 공휴일에는 1, 2부제를 합쳐 디너를 오후 6시부터 9시 30분까지 변경했다. 글래드 호텔 측은 “코로나19가 안정될 때까지 식음 업장 운영 시간을 한시적으로 변경해 운영한다”라고 밝혔다.
노보텔 앰배서더 독산의 뷔페 레스토랑 ‘가든테라스’는 아예 평일 영업을 중단하고 주말에만 운영 중이다. 가든테라스는 뷔페식을 단품으로 바꿀 예정이었는데, 코로나19 이후 단품 메뉴화를 앞당겨 다음 달부터 뷔페를 단품으로 변경해 선보일 예정이다.
JW메리어트 동대문도 ‘BLT스테이크’를 주 6일에서 주 5일 운영으로 변경했다. BLT스테이크는 일요일 휴무였는데 월요일까지 휴무로 지정해 현재 주 5일만 운영 중이다.
이 호텔의 뷔페 레스토랑인 ‘타블로24’는 코로나19 이후 유동적으로 시간을 조정해 운영 중이다. 지난 10~13일에는 런치와 디너 타임 모두 운영하지 않았고, 14일은 디너만 운영했다. 또 17~19일까지는 런치와 디너 타임을 모두 운영하지 않고 20, 21일엔 디너만 운영한다. ‘타볼로 24’의 영업 일수보다 영업 종료 날이 많아지자 JW메리어트 동대문은 배달의민족 ‘배민라이더스’와 손잡고 24일부터 4월 30일까지 호텔 기준 반경 3㎞ 이내 거주 고객을 대상으로 배달 서비스까지 시작한다.
JW메리어트 측 관계자는 “원래 고객이 요청하면 테이크아웃할 수 있게 준비해주는 서비스는 있었는데 호텔 차원에서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처음”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외출을 꺼리는 고객이 많아 배달 서비스를 한시적으로 도입했다”라고 말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관광객이 머무르는 곳이 호텔인 만큼 코로나19 이후 호텔에 대한 우려, 부정적인 이미지가 겹쳐서 호텔 방문객이 줄고 있다. 숙박 예약은 물론이고 식음 업장 매출 타격도 크다. 식음 업장은 인건비, 전기세, 식재료 비용 등을 고려하면 휴업하는 게 비용절감 측면에서 이익이기 때문에 잠정 휴업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