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부에 반박 나선 한진 "전문가·전문성 모두 부재, 조현아 복귀 꼼수만 존재"

입력 2020-02-2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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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알맹이 없이 원색적 비난 일관한 흠집내기식 간담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비전⋅알맹이 없는 흠집내기식, 자기 합리화에만 치중한 반쪽짜리 기자간담회"

한진그룹이 20일 오전 조현아 주주연합 대표로 강성부 KCGI 대표가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 대해 이 같이 반박하며 "원색적 비난 외엔 그 어떤 경영비전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한진그룹은 이날 오후 입장자료를 내며 "기존에 제시했던 전략의 재탕일 뿐만 아니라, 산업에 대한 전문성도, 실현 가능성도 없는 뜬구름잡기식 아이디어만 난무했다"고 주장했다.

우선 항공 전반에 대한 전문가와 전문성 모두 부재한 점을 지적했다.

주주제안을 통해 추천한 후보들에 대해 한진그룹은 "이사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전문성, 독립성 등에 위배된다"면서 "이번 간담회에서 이들의 역할, 비전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고 자화자찬만 늘어놨다"라고 밝혔다.

그룹 측의 분석에 따르면, 전문경영인으로 지목된 김신배 전 전 SK부회장은 항공 운송⋅물류 경험은 전혀 없는 비전문가다. ‘자본집약적’이고 ‘안방사업’인 통신사업에 비해 '노동집약적'이고 '글로벌경쟁'이 치열한 항공산업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는 항공경영분야 종합컨설팅회사인 스카이웍스를 설립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에 한진칼 기타 비상무이사로서 취득한 정보로 개인적인 이득을 추구할 수도 있어 ‘이해 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 사람 변호사는 반도건설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퍼스트에서 2017년 6월까지 재직한 경력이 있고, 그만둔지 3년이 채 되지 않았다. 반도건설과의 인연으로 독립성에 위배될 수 있다는 이유다.

주주연합이 금융전문가로 부각시킨 여성 후보 여은정 중앙대 교수는 현재 사외이사인 신성환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보다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신 이사는 한국금융학회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금융연구원장을 역임한 금융전문가다.

한진그룹은 "항공산업은 외생 변수와 트렌드에 민감한 산업으로 업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빠른 변화의 흐름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면서 "얼라이언스 등 동맹, 항공기 및 엔진 등 제작사와 같이 전문가 그룹과의 긴밀한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도 필수"라고 강조했다.

한진그룹은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석태수 한진칼 대표,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 최정호 진에어 대표 등 유관 경력 30년 이상의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또 한진그룹은 "간담회에서 한진그룹의 총체적 경영실패 사례로 ‘한진해운’을 언급했지만, 이것이야 말로 즉 유관 산업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경영진이 경영을 맡아 상황판단을 못해 생긴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낸 사례"라고 주장했다.

실제 과거 한진해운은 금융전문가를 전문경영인으로 선임했지만, 해운산업에 대한 이해 없이 업황을 오판해 고가의 용선 계약 등 대규모 선박 투자를 감행했다.

또 단기 성과를 위한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려고 무리하게 부채를 차입해 차입구조를 비정상적으로 만드는 등 근시안적 조치에만 몰두해 한진해운이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한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주주연합이 제시한 대한항공의 높은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에 대해서도 반박하며 "경영실패는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한진그룹 측은 "항공업은 항공기 도입을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으로 타 산업 대비 부채비율이 높다"면서 "항공기 및 엔진은 유동성이 매우 큰 자산으로 현금화 할 수 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리스회계기준 변경(운용리스의 부채 반영) 및 환율 상승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우리 회계 기준에 따르면 항공기 할부 등 금융 관련 비용은 물론 마일리지도 부채로 잡히며, 지난해부터 리스 부문도 부채에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2017년부터 외화차입금을 줄이고 원화차입금을 증가시키고 있으며 통화스왑 (CRS)을 통해 외화비중을 낮추는 등 재무안정성을 위한 조치를 꾸준히 진행 중"이라며 "현재 자본으로 인식되는 영구채 발행은 재무구조 개선 및 신용도를 제고할 수 있으며, 다른 차입금을 이자율을 절감하는 효과로 이어진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중 무역분쟁, 한⋅일 갈등, 홍콩사태, 코로나19 등 항공수요 악재가 잇따르는 경영환경 속에서도 대한항공은 2019년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달성했으며, 조원태 회장이 추진한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효과도 한 몫 했다"라고 덧붙였다.

또 기업의 이익창출 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로 '당기순이익률'을 제시한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룹 측은 "기업의 영업성적을 판단하는 다양한 적정 지표(영업이익, EBITDA 등)에 대한 비교 없이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당기순이익만을 제시한 것도 논리가 부족하다"라고 언급했다.

실제 기업이 얼마나 돈을 많이 벌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영업이익이며, 특히 항공사는 항공기 기재보유 구조 상 당기순이익이 수익률의 유일한 기준으로 사용될 수 없다.

주주연합이 경영일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공표한 것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따졌다. 그룹 측은 "이사회 장악 및 대표이사 선임 후, 대표이사 권한으로 조현아 주주연합의 당사자나 직⋅간접적 이해관계자를 미등기 임원으로 임명할 수 있다"면서 "이같은 수순으로 회사를 장악할 것이 뻔하며, 바로 이것이 명백한 경영참여며 경영복귀"라고 지적했다.

앞서 주주연합은 지난 13일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의 자격 조항 신설’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회사·계열사 관련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가 확정되고 그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나 ‘법령상 결격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이사회 이사로 선출할 수 없다는 내용을 명시하자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우 항공보안법, 관세법,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유죄판결을 받았다. 또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되고 이혼소송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주주연합은 오로지 배임·횡령죄에 대해서만 명시해 조현아 전 부자상 복귀를 위한 꼼수라는 것이다.

이에 그룹 측은 "주주연합의 근본적 목표는 ‘차익실현’을 노리는 투기세력일 뿐, 국내 기업의 중장기적 발전과 사회적 가치의 추구라고 볼 수 없다"면서 "오히려 명확한 비전과 전문적인 경영 능력,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갖춘 조원태 회장 체제가 장기적인 투자가치 면에서 훨씬 유리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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