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오토 인사이드] 코로나19와 맞서는 음압 구급차의 모든 것

입력 2020-02-2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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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실 밀폐하고 음압 장치와 여과장치 갖춰…바이러스 외부 유출 차단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야구장에 전국에서 차출된 119 구급대 특수구급차들이 확진자 이송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경보 수준을 최상위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대규모 행사금지’는 물론 이동 제한을 포함한 규제 조치가 가능하다. 국민의 일상생활도 적잖은 영향을 받게 된 셈이다.

코로나19 확산이 속도를 내면서 확진자가 600명을 넘어섰고, 이들을 격리해 치료할 수 있는 음압 병상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하지만 유례없이 빠른 확산 탓에 확진자를 수용할 수 있는 음압 병상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확진 환자가 음압 병실을 찾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우까지 나오고 있다.

바이러스 확진자를 격리해 치료할 수 있는 음압 병실과 함께 이들을 의료기관으로 빠르게, 나아가 안전하게 이동시킬 수 있는 음압 구급차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음압 구급차는 상대적으로 공간이 비좁기 때문에 음압 병실을 완벽하게 구현하기 어렵다. 장기 치료가 아닌, 이송 단계에서 바이러스 확산을 효과적으로 막는 게 1차 목적이다.

어느 때보다 가치가 커졌고 관심을 끌고 있는 음압 구급차에 대해 알아보자.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격리돼 있던 우리 국민이 19일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을 태운 버스와 음압 구급차들이 국립인천공항검역소 내에 마련된 임시생활 시설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음압 구급차 어떤 원리인가?

음압 구급차(negative pressure ambulance)는 기본적으로 음압 병실과 원리가 같다.

먼저 자동차 실내의 공기가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다양한 장비를 갖췄다. 차 안과 바깥의 기압을 달리 만드는 방식인데 밖에서 공기가 들어올 수 있지만, 안에 있는 공기는 여과 장치를 통해야 빠져나갈 수 있다.

음압 병상의 경우 병실에 들어가기 위해 격리 및 완충 공간을 별도로 두고 있다.

병원 복도에서 바로 병실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작은 복도를 통과해 병실로 들어가는 구조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다만 구급차의 경우 이런 완충 공간을 둘 수 없으므로 기본적으로 차 안의 기압을 음압으로 유지하는 데 치중한다.

물론 환기를 위해 차 안의 공기는 강제적으로 빨아들여 외부로 배출한다. 이때 여과장치를 포함,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순환장치를 가동한다. 환자가 기침하거나 대화 도중에 발생하는 비말을 필터링해 차 밖으로 환기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9월 서울의료원에서 열린 '메르스 발생 대응 현장훈련' 모습. 의료진이 음압 구급차로 개조된 특수 구급차를 소개하고 있다. (뉴시스)

△음압 헬기도 가능하겠네?

기본적으로 가능하다. 그러나 흔히 사용되지 않는다. 이유는 고도를 높여 이동하는 헬기의 경우 수시로 외부기압이 바뀌기 때문이다.

일정하게 내부와 외부의 기압을 유지하기도 어렵다. 자칫 기압 변화 탓에 외부로 빠져나갈 공기가 역류하는 일도 생긴다.

장기간 이송될 경우 기체 안의 기압을 일정하게 낮춰 음압 원리를 이용할 수 있지만, 응급 헬기의 특성상 짧은 이송 시간이 중요하다. 수많은 외부 기압의 변화에 순간순간 대응하기 어렵다.

선진국의 경우 일정한 고도를 유지하며 기체 음압을 유지하는 방식도 도입됐으나 날씨 나아가 회전날개 주변의 와류로 인한 순환 장비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압장비를 갖춘 특수 구급차의 모습. 수은주 밀리미터 방식으로 내부 압력을 조절하고 확인할 수 있다. (이투데이DB)

△우리나라에 음압 구급차는 얼마나 있나?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전국적으로 음압 구급차는 36대다. 이 외에 민간에서 개발용으로 만든 음압장비 구급차와 주한 미군이 일부를 보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시의 경우 소방청 소속 음압 구급차 2대를 포함 총 8대가 운영 중이다. 이 밖에 경기도에는 7대(소방청 3대 포함), 강원과 경북에 각각 3대가 운영 중이다. 경남과 전북, 전남,광주광역시(소방청 1대 포함)가 각각 2대씩 보유하고 있다.

△가격은 얼마나 하나?

먼저 구급차는 일반 구급차와 특수구급차로 나뉜다. 기본 차종은 동일하되 내부에 설치한 장비에 따라 가격이 많게는 2배까지 올라간다.

현대차 스타렉스를 기준으로 일반 구급차는 약 3300만 원, 특수구급차는 5400만 원이다. 소방형으로 개조한 특수구급차의 경우 6500만 원 수준이다.

반면 음압 구급차로 넘어오면 가격대가 수억 원에 달한다.

현재 음압 구급차는 완성차 메이커에서 만들어 판매하는 대량생산 체제가 아니다. 일단 특장차로 분류돼 기본 차체와 구급 장비를 갖추고 출고된다. 이 차를 특장차 업체가 기준에 맞게 개조해 인증을 받고 공급한다.

음압 구급차의 경우 환기 시스템과 보조 동력 장치 등을 포함하고 공기매개 감염원을 필터링할 수 있는 여과장비 등을 추가해야 한다. 가격은 2억8000만~3억 원이다.

환자실 공간이 클수록 음압 장비 설치와 음압효과를 얻을 수 있다. 때문에 작은 승합차 대신, 현대차 쏠라티 또는 메르세데스-벤츠 스프린터 등 중대형 승합차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가격이 일반 구급차의 10배에 달하는 만큼 대량으로 보유하기 어렵다는 게 단점이다.

▲음압 구급차(왼쪽)과 일반적인 특수 구급차(오른쪽)의 모습. 최근에는 일반 구급차 내부에 음압 설비를 갖춘 개조 특장차도 나온다. (뉴시스)

△선진국의 음압 구급차 기술 수준은?

사실상 음압 구급차의 필요성은 선진국보다 개발도상국이 더 절실하다. 상대적으로 보건위생 환경이 열악한 탓이다. 거꾸로 음압 병상과 음압 구급차 기술이 발달한 선진국에서 정작 효용성이 높지 않다.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중국 자동차 업체는 앞다퉈 음압 구급차를 생산 중이다. 확진자의 안전한 이송과 의료진의 감염 보호 등을 위해서다.

특히 상하이자동차는 중국 중앙정부(산업정보부)의 요청에 따라 음압 구급차 60여 대를 긴급 생산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음압 구급차와 함께 음압 이동체에 관심이 더 커졌다.

예컨대 음압 구급차는 한 번 확진자를 이송한 뒤 곧바로 또 다른 환자를 이송할 수 없다. 철저한 내부 방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때에 따라 필터 교체도 해야 한다.

반면 음압 ‘들것’은 음압 원리를 이용한 이동체다. 확진자 또는 의심환자를 철저하게 소독된 투명 이동체로 보호해 이동시킬 수 있다. 접으면 부피가 작아져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 단 자체적으로 환기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탓에 이송 시간이 길어지면 제대로 된 효과를 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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