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점 절벽 속 코로나19 계기로 비대면 유통 확산…무인화에 승부수
국내에서 무인 편의점이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 1년 2개월 사이 늘어난 스마트 편의점 수는 217개로 이틀에 한 개꼴로 오픈하는 셈이다.
최저 임금과 출점 절벽 등으로 가맹점 확보에 비상이 걸린 편의점으로서는 최적의 대안으로 무인 편의점이 떠오르고 있다. 더욱이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소비 습관과 유통 방식이 비대면(언택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어 편의점업계의 무인점포 전략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BGF리테일은 자사 편의점 CU(씨유) 바이셀프 100호점을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경영관에 오픈한다고 24일 밝혔다.
바이셀프는 주간에는 유인, 야간에는 무인으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CU가 2018년 4월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이 점포는 일반 편의점과 달리 본인 인증을 통한 출입 시스템과 셀프 결제 시스템이 적용된 특수 점포로 24시간 운영에 제약이 따르는 인 스쿨(In-School), 인 오피스(In-Office), 인 팩토리(In-Factory) 등을 중심으로 입점하고 있다. CU는 100호점을 오픈한 하이브리드 점포를 올해 2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무인 편의점은 노인층 등 비대면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의 불편과 함께 도난, 기물 파손 등 위협에 취약하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혀왔다. 이 때문에 인근에 1명 이상의 직원이 필요했다. 편의점들이 무인 편의점이라고 하지 않고 스마트 편의점이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바이셀프 편의점은 CU 멤버십 회원을 기반으로 모바일 앱을 이용해 출입 인증이 되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다. 기물 파손 등 위협과 절도 등의 도난 위험을 낮췄다는 얘기다. 여기에 에스원과 파트너십을 통해 보안 시스템도 더욱 강화했다.
담배 진열대와 주류 냉장고는 자동 잠금시설이 설치돼 있으며 카운터 쪽에는 침입 센서가 있어 도난 및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CU바이셀프 앱은 스마트폰 하나로 출입 인증부터 상품 스캔, 결제까지 모든 과정을 고객 스스로 해결해 편리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CU와 함께 업계에서 무인 편의점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은 곳이 이마트24이다. 이 회사는 2017년 9월 처음으로 도입해 현재 총 94개 스마트 편의점을 운영 중이다. 이중 고객이 셀프계산대를 통해 직접 계산하는 방식의 '셀프(Self)'는 총 56개다. 점포관리자가 하루 2차례(오전, 오후) 방문해 상품 보충진열과 폐기, 매장 청소 등을 한다.
주간 시간대에는 점원이 상주하고 야간 시간대에는 무인으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셀프(Hybrid-Self)와 하이브리드세이브(Hybrid-Save)도 각각 34개와 3개를 운영 중이다. 미국의 '아마존고'와 유사한 스마트 점포도 현재 김포DC점 1개를 운영 중이다. 이 점포는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 첨단기술이 적용돼 있어 매장 입장부터 퇴장까지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
GS25도 최근 들어 무인 편의점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2018년 9월 서울 마곡 사이언스파크 LG CNS 본사 내에 테스트 형태의 무인점포를 열었던 GS25는 현재 무인형 15점, 하이브리드형 16점 등 총 31개의 스마트 점포를 확보했다. 총 31곳 중 1곳(마곡 LGCNS연구동 내 매장)을 제외한 30곳은 전부 가맹점이다.
지난달에는 아마존고와 유시한 방식의 GS25 을지스마트점을 문 열었다. 이 점포는 점원 없이 고객이 스마트폰 QR코드를 통해 입장해 상품을 들고나오면 자동 결제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세븐일레븐은 2017년 5월 롯데월드타워스마트점을 시작으로 스마트 편의점 ‘시그니처’ 사업에 뛰어들어 현재 17개를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롯데월드타워점을 제외하고는 모두 가맹점이다. 28일에는 목포점 1곳을 새로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공장이 밀집된 지역이나 대형 오피스 상권을 중심으로 스마트 편의점 오픈을 요청하는 문의가 많다”면서 “특히 최근 운영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지고 언택트 소비까지 확산하면서 경영주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