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지수, 2년 만에 처음으로 1000포인트 이상 빠져…유럽증시·국제유가도 일제히 급락
2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는 ‘블랙먼데이’를 연출했다. 미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31.61포인트(3.56%) 폭락한 2만7960.80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가 1000포인트 이상 내린 것은 지난 2018년 2월 5일(-1,175포인트)과 2월 8일(-1,033포인트)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S&P500지수는 111.86포인트(3.35%) 급락한 3225.8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55.31포인트(3.71%) 떨어진 9221.28에 각각 장을 마쳤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이상 흐름을 보였던 미국 증시가 하루 사이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것이다.
주식시장의 패닉은 중국발 코로나19 확산 공포가 재점화하면서 발생했다. 중국에서 신규 확진자 수가 둔화하고 있지만 한국과 이탈리아 등 중국 외 지역에서 확진자가 속출했다. 더욱이 중국에서 온 사람과 접촉하지 않고도 감염이 된다는 사실에 시장이 발칵 뒤집혔다.
‘유럽의 우한’이 된 이탈리아에서 이날에만 확진자가 전날보다 72명 증가해 총 229명으로 늘어났다. 사망자는 7명으로 집계됐다.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일본(크루즈 감염자 포함), 한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다. 아시아 이외 지역으로는 처음으로 확진자가 200명을 넘어섰다.
이탈리아가 코로나에 뚫리면서 유럽증시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탈리아 FTSE MIB지수는 5.5% 급락하며 약 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국증시 FTSE100지수는 3.34% 내린 7156.83으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증시 CAC 40 지수는 3.94% 하락한 5791.87로 마쳤고,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 지수도 4.01% 떨어진 1만3035.24로 장을 종료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스톡스50지수 역시 4.01% 하락한 3647.98을 기록했다.
퀸시 크로스비 프루덴셜파이낸셜 수석 시장 투자전략가는 “시장이 무조건 매도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탈리아와 한국 등 중국 이외 지역에서 감염이 확산되면서 종식 시기가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세계 경제성장률과 기업실적 전망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어느 정도일지조차 예상이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국제유가도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3.7%(1.95달러) 급락한 배럴당 51.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8일 이후 최대 낙폭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4월물 브렌트유도 3.8%(2.20달러) 내린 배럴당 56.2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코로나19가 중국 이외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원유 수요 감소 우려가 다시금 고개를 들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렸다. 미국 장기금리는 가파른 하락세를 그리며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1.377%로 9bp(bp=0.01%포인트) 하락하면서 사상 최저치(1.32%)에 바짝 다가섰다.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7bp 가까이 내린 1.849%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도 온스당 1600달러를 웃돌면서 7년 만의 최고치를 계속 경신하고 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은 1.7% 상승한 온스당 1676.60달러로, 2013년 2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아시아증시도 전날 뉴욕증시 폭락에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25일 오전 9시 15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3.7% 급락한 2만2519.77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