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전 세계로 확산 우려에 일제히 급락…5개사 시총이 20% 비중 차지하는 S&P도 3.4% 하락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모회사 알파벳, 아마존닷컴과 페이스북 등 미국 IT 업계 빅5이자 시가총액 1~5위를 달리는 기업들의 시총이 불과 하루 만에 총 2380억 달러(약 290조 원) 증발했다고 24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이 보도했다.
애플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4.75%, MS는 4.31%, 알파벳이 4.28%, 아마존이 4.14%, 페이스북은 4.50% 각각 급락했다.
이들 5개사 시총은 뉴욕증시 벤치마크인 S&P500지수의 약 20%를 차지한다. 이에 S&P지수도 이날 3.4% 급락으로 장을 마쳤다.
반도체 업체들도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냈다. 엔비디아가 7.07% 폭락했으며 인텔은 4.01%, AMD는 7.81% 각각 빠졌다.
한국과 이란, 이탈리아 등 발원지인 중국을 넘어서 다른 국가들에도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패닉을 촉발한 영향이라고 CNBC는 풀이했다.
한국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아시아 4위 경제국이며 이탈리아는 유럽 4대 경제국 지위에 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위기경보를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격상한 상태다. 이탈리아는 지난 21일만 해도 코로나 확진 환자가 17명에 불과했지만 이날 229명으로 충격적인 급증세를 보였다.
이언 셰퍼드슨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 단일 교회(신천지)에 집중된 한국에서의 감염자 급증, 이탈리아의 확산, 헬스케어 시스템이 좋지 않고 정부가 비밀주의를 고수하는 이란에서의 전염병 발발 소식 등이 중국의 공격적인 격리 노력에도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라는 공포를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은 확진 환자 증가세가 최근 주춤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8만 명에 육박하는 글로벌 환자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애플은 중국시장 비중이 다른 IT 대기업에 비해 훨씬 커서 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CNBC는 지적했다. 애플은 지난주 코로나19 충격으로 이번 분기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애플은 이날 기준으로 중국 내 애플스토어 42곳 중 절반 이상인 29곳이 재개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 매장의 운영시간이 8시간 미만으로, 평소의 12시간에 못 미쳐 아직 정상화하지는 못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전 직원에게 보낸 메모에서 코로나19가 회사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면서 “중국 매장이 재개장하기 시작했지만, 예상보다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아오는 속도가 느리다”고 밝혔다.
UBS리서치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의 1월 중국 판매는 전월보다 28% 감소했다. 티머시 아르쿠리 UBS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발발과 관련된 공급과 수요 압박으로 2월 아이폰 판매 실적은 훨씬 안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