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는 다 어디로 갔을까”...'마스크 구매 전쟁' 유통업체에 들어보니

입력 2020-02-25 16:00수정 2020-02-2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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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집계 하루 생산량 1290만개라는데…발주 물량 대비 입고 물량 턱없어…생산업체가 유통업체 선택하는 상황이라 매일 입고 물량 제각각…신규 협력사 발굴시 가격 올려줘야 해 부담 커져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21일 오후 대구시 한 대형마트에서 손님들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길게 줄지어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온ㆍ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마스크 구매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집계한 보건용 마스크의 하루 생산량은 1290여만 개에 달하지만, 오프라인 유통 매장에서는 소비자들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서도 구경조차 못 하는 진풍경이 펼쳐지는가 하면, 온라인에서도 순식간에 품절이 뜨는 바람에 구매 시도조차 못 했다는 소비자가 속출하고 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는 기존 협력사뿐 아니라 신규 협력사를 발굴하며 마스크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발주 물량 대비 입고 물량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롯데마트는 코로나19 이전보다 마스크 입고 물량은 늘었지만 수요가 급증하는 바람에 이마저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24일에 마스크 8만여 장을 입고했고, 이를 124개 점포에 나눠 공급했다. 마스크는 소비자 수요, 매출 등에 따라 점포마다 공급 물량이 다르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대거 발생한 대구ㆍ경북 지역은 우선 발주권을 갖고 있어 상대적으로 많은 물량이 공급되고 있다.

롯데마트 측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보다 많은 양을 발주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직후 마스크가 품귀 현상이 아닐 때보다는 현재 확실히 적은 양을 취급할 수밖에 없다. 발주해도 입고되는 양이 그에 못 미치고 매일 입고되는 마스크의 양도 다 다르다”라고 말했다.

(사진제공=이마트)

이마트도 발주한 만큼 입고 물량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 직후에는 매일 10만~20만 장의 마스크를 입고했고 이를 140개 매장에 나눠 제공했지만, 최근에는 그 수량이 날마다 달라지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협력사에서도 수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발주한다고 그 양만큼 입고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원부자재를 구하기 어렵다고 협력사에서 공급량을 줄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점포와 연계해 온라인 배송을 운영 중인 홈플러스는 최근 마스크 입고 물량 가운데 온라인 판매용을 따로 빼서 판매 중이다. 오프라인 점포에 진열된 마스크가 동나면 온라인으로 주문해도 배송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입고된 물량을 오프라인 점포, 온라인으로 다 나눠 제공하면 수량이 얼마 안 된다. 한 사람당 구매 수량을 제한해도 점포당 취급하는 수량 자체가 적기 때문에 넉넉하지 않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현재 대구ㆍ경북 지역 위주로 물량을 우선으로 공급하는 중이다.

(사진제공=SSG닷컴)

오픈마켓은 셀러가 입점해 판매하는 형식인 만큼 현재 마스크를 직접 판매하지 않고 있다. 기존에 입점한 셀러들이 마스크를 판매하는 식인데 비상식적으로 가격을 올려 판매하는 등의 행위에 대해서만 단속하는 상황이다. 다만 직매입 구조로 상품을 판매하는 일부 온라인몰에서는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마찬가지로 마스크 수량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순식간에 매진을 기록 중이다.

쿠팡은 하루에 최대 100만 장, 적을 때는 70만~90만 장씩 마스크를 입고해 판매 중이다. 일정한 시간에 물량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입고되는 대로 판매하고 순식간에 물량이 매진되는 상황이다. 쿠팡 측 관계자는 “마스크는 현재 몇 초 만에 매진된다. 예고하지 않고 입고되는 대로 판매하는데 매진이 빠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SSG닷컴은 하루에 7000~1만 장의 마스크를 판매 중이다. 코로나19 이후 매주 최소 10만 개 이상씩 마스크를 판매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수급이 어려워져 현재는 1만 장 내외로 판매 중이다. 쿠팡과 마찬가지로 입고되는 대로 판매하는 방식인데 1시간 내 매진되고 있다.

유통업계는 기존 협력사뿐 아니라 신규 협력사(생산업체)를 발굴해 마스크 물량 확보에 나서지만, 협력사가 유통업체를 선택하는 처지인 만큼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업계 관계자는 “워낙 마스크를 구하려는 유통업체가 많아 협력사들이 유통업체를 선정하는 입장인데 웃돈을 주고서라도, 역마진을 감수하고서라도 구매하겠다는 업체가 많고, 또 중국인들도 많이 가져가면서 공급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며 “기존에 거래하던 협력사 위주로 가야 가격을 올려받지 않기 때문에 신규 협력사를 발굴하는 것도 애로사항이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식약처는 26일부터 마스크 판매업자의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생산업자도 당일 생산량의 10% 이내만 수출하도록 제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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