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규모 확진 대구·경북…병상·의료진 부족에 '의료 공백' 우려

입력 2020-02-2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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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시장 "정부 도와 달라"…중대본 "의료인력 모집하고 인근 지역 병원 활용"

▲26일 오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격리병상이 마련된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 및 방역 관계자들이 이송 환자에 대한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경북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증하면서 이들을 관리하기 위한 병상과 인력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자발적인 봉사 인력 모집과 전담병원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의료인들도 코로나19에 확진되거나 자가격리 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의료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26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 확진자는 1261명이며, 이 가운데 81%인 1027명이 대구와 경북에서 발생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코로나19가 짧은 시간에 확산하면서 확진자를 치료할 병상과 의료진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대구와 경북은 신천지 신도의 집단감염과 더불어 청도 대남병원 등 병원에서도 대규모 전파가 이뤄졌고, 의료진의 확진·자가격리도 대다수 발생했다.

현재 청도 대남병원을 비롯해 경북대병원, 대구 카톨릭대병원 등 대형 병원은 물론, 중소형 병원에서도 의료진 감염이 확인됐다. 이 때문에 의료 서비스 공백도 피할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대형병원이야 어떻게든 자구책을 마련할 수 있지만, 작은 병원들은 인력 부족에 대안을 찾기가 힘든 상황”이라며 “확진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인력 충원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구시는 정부 차원에서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급증하는 코로나19 확진자를 수용하고 치료할 병상과 의료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라며 “1주일 동안 정부에 호소했지만 아직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병상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 달 1일까지 병상 1600개를 확보한다고 밝혔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대구 지역 확진자 발생 추이를 감안해 최대 가용 병상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3월 1일부터 경북대병원과 대구의료원 등 기존 대구 지역뿐 아니라 대전·충청권과 경남 마산 지역의 병상을 포함해 총 1600여 개의 가용 병상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부족한 의료진 충당을 위해 중대본은 24일부터 의료인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요청 중이다. 이날까지 지원한 봉사 의료인은 의사 11명, 간호사 100명, 간호조무사 32명, 임상병리사 22명, 행정직 40명 등 총 205명이다.

한정된 의료 자원의 한계를 인식하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방안도 정부는 고심 중이다.

김 조정관은 “치료를 담당하는 의료인력이 매우 제한적”이라며 “경증환자들은 경증환자대로 관리하지만 중증환자에 대해서 음압병상이나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제공해 집중 치료를 하는 전략을 채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정부는 대구동산병원과 대구의료원, 대구보훈병원,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을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해 경증환자 치료 공간을 확보했으며 진단검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선별진료소의 추가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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