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美 일부 ‘여행금지령’에 관광산업 타격...경기침체 우려 고조

입력 2020-03-01 11:57수정 2020-03-0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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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탈리아 북부 일부 지역 여행경보 최고단계인 여행금지로 격상 -GDP 10% 관광산업 타격 불가피...1분기 이후 경기침체 우려 고조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세계 희귀병의 날’을 맞아 이탈리아 로마의 콜로세움에 초록불이 켜져 있다. 로마/EPA연합뉴스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이탈리아 일부 지역에 대해 여행금지령을 내리면서 이탈리아 경제가 벼랑 끝에 내몰렸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까지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30% 늘어 1049명을 기록했다. 사망자도 29명에 달했다. 이 중 절반이 경제 도시 밀라노가 있는 북부 롬바르디아에서 발생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감염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북부 11개 지자체를 봉쇄했고 주민 약 5만 명은 그 안에서 발이 묶였다. 주변에서는 군과 경찰이 검문을 실시하는 등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봉쇄하기는 쉽지 않다. 이탈리아 체류 경력이 있는 사람이 타국에서 감염 확진을 받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나이지리아와 리투아니아에서 나온 최초의 감염자는 모두 이탈리아에서 귀국한 사람들이었다.

이에 미국은 지난달 28일 한국 대구와 함께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 베네토 지역에 대한 여행경보를 최고단계인 ‘여행 금지’로 격상했다. 이탈리아 국가 자체에 대해선 3단계인 ‘여행 재고’를 유지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인을 포함한 미국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법적·행정적 강제성은 없지만, 여행을 가지 말라는 가장 강력한 수준의 권고에 해당한다.

미국 정부의 여행 금지 조치는 이탈리아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탈리아를 찾는 미국 관광객 수가 상당해서다. 이탈리아를 방문하는 미국인 관광객은 연간 560만 명 이상으로 독일 관광객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또 관광 산업은 이탈리아 국내총생산(GDP)의 약 10%를 차지한다. 이미 밀라노를 비롯한 주요 관광지의 호텔 및 레스토랑 예약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미국의 여행 금지 조치로 더 큰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롬바르디아와 베네토는 이탈리아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패션과 금융에 더해 기계와 자동차 등 제조업이 집적돼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이탈리아가 올해 1분기까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경기 침체’로 간주한다. 이탈리아는 작년 4분기에도 0.3%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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