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1986년생 전업주부다. 정부의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에 따르면 월요일에 마스크를 살 수 있다. A씨에게는 2010년에 태어난 아이가 있다. 대리구매가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아이가 쓸 마스크는 금요일에 따로 줄을 서야 한다. 이마저도 약국에 공급된 마스크가 다 팔리면 A씨가 줄을 선 수고로움은 의미 없게 된다.
정부가 만 10세 이하 어린이와 만 80세 이상 어르신의 마스크 대리구매를 허용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이달 6일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을 내놓으면서 대리구매 확대는 없다고 강조했으나 3일 만에 이를 뒤집고 대리구매를 허용한 것이다.
대리구매는 내일부터 가능하다. 대상은 2010년 이후 출생한 어린이 458만 명과 1940년 이전 출생한 노인 191만 명, 장기요양급여 수급자 31만 명이다. 생일이 지난 만 10세와 생일이 지나지 않은 만 80세도 대리구매 가능 대상이다.
주민등록부상 동거인이어야 대리구매가 가능하며 대리구매자는 자신의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등 공인신분증과 주민등록등본(자신과 대리구매 대상자가 함께 병기된 것)을 제시해야 한다.
문제는 줄서기다. △월요일에는 출생연도 끝자리가 1, 6년 △화요일 2, 7년 △수요일 3, 8년 △목요일 4, 9년 △금요일 5, 0년인 사람이 마스크를 살 수 있다.
대리구매자는 대리구매 대상자인 어린이 또는 노인의 출생연도 끝자리에 해당하는 5부제 요일에 마스크를 살 수 있다. 본인과 5부제 요일이 다를 시 본인 마스크와 대리구매 대상자 마스크를 사려면 두 번의 줄서기를 해야 한다.
줄서기를 했다고 해서 구매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약국은 하루 약 250매, 하나로마트는 약 100매 공급되기 때문에 다 팔리면 살 수 없다.
출생연도와 상관없는 토·일요일에 줄을 서면 한꺼번에 4장을 구매할 수 있긴 하지만 같은 처지에 있는 부모가 몰릴 수 있어 빈손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한편, 정부는 마스크 대란 극복을 위해 6월 말까지 개인의 마스크 해외직구(직접구매)를 완전 허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