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따른 중국발 철강 재고 상승 또한 장애물로 적용
국내 건설 경기 시장 위축으로 철근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철강업계 실적에 빨간불이 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수요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의 철강 재고 또한 크게 상승한 만큼, 실적 반등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 중순 건설사 대상 철근 판매 가격이 결정된다. 올해 1분기 건설사향 철근 가격은 톤당 66만 원이었다.
철강업체들은 지난해 원자재인 고철 값을 제때 반영하기 위해 기존의 분기제가 아닌 월별 고시제를 시행했다. 하지만 매달 다른 가격으로 결제하면서 발생한 업체 간 혼선을 막기 위해 올해부터 다시 분기별 고시제로 복원했다.
2분기 철근 가격은 아파트 시장의 계속된 위축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작다. 철근은 통상적으로 30평 기준 한 세대에 8톤이 들어간다.
현대제철은 작년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2015년, 2016년 57만호에 달했던 아파트 분양이 지난해 27만호까지 감소했다”며 “(건설 경기 부진으로) 작년 철근 수요가 1070만 톤까지 줄었고, 올해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 또한 ‘2020년 국내 철강수급 전망 보고서’를 통해 “건설 투자는 공공부문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민간 주택부문 부진으로 감소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급격하게 늘어난 중국발 철강 재고는 철근 가격 하락을 부추길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철강 재고는 지난달 기준 무려 3345만 톤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다. 코로나19 여파로 현지 자동차ㆍ조선 업체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한 데 따른 영향이다.
잇따른 악재로 국내 철근 시장을 양분하는 현대제철, 동국제강 실적은 부진할 전망이다. 현대제철, 동국제강 전체 매출에서 철근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3%, 30% 내외로 알려졌다.
자동차, 조선에 각각 사용되는 강판, 후판도 생산하지만 업체와의 협상 난항으로 가격 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은 508억 원으로, 작년(2124억 원) 같은 기간보다 무려 76%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은 전년(483억 원) 동기 대비 약 24% 감소한 367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건설사향 철근뿐만 아니라 후판, 강판의 가격 인상이 이뤄질지 현재로서는 미지수”라며 “전방산업 조업 정상화로 인한 중국의 철강 재고 축소는 4월이 돼서야 가능한 만큼, 철강업계의 부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