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회장 별세 후 2세 경영이 시작된 태광실업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속세 재원 마련과 향후 사업재편을 위해 지분이나 계열사 매각의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기 때문이다.
태광실업은 박연차 회장이 작고하면서 장남인 박주환 기획조정실장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승진해 2세 경영을 시작했다. 박주환 대표가 2세 경영 체계로 그룹의 지배권을 쥐게되면서 ‘상속세’ 해결방안과 향후 사업재편 방향에 M&A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태광실업의 주식 소유현황을 보면 고(故)박연차 회장이 55.39%, 박주환 대표가 39.46%를 가지고 있다. 태광실업의 기업가치가 5조 원 내외로 추정되는 가운데, 고(故)박연차 회장의 지분가치만 단순 계산해도 2조5000억 원이 넘는다. 상속금액이 30억 원을 넘으면 세율이 50%인데, 이를 적용하면 박주환 대표는 1조 원 이상의 상속세를 내야한다.
앞서 상속세 재원 마련 방안으로 구광모 LG회장은 자회사의 지분을 팔았으며,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도 세아제강 주식을 매각한 바 있다. 이우현 OCI 부회장도 상속세를 내기 위해 보유지분을 매각하고 최대주주 지위를 포기해야 했다.
박주환 대표도 이처럼 계열사 매각을 진행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현재 태광실업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4개의 계열회사를 가지고 있다. 이 중 휴켐스와 정산애강을 제외한 모든 계열사는 비상장 회사다. 계열사 중 신발제조, 피혁 등과 관련이 없는 국내 계열사로는 △휴켐스(정밀화학제품) △정산애강(배관제 제조) △정산개발(회원제 골프장) △정산컴퍼니(부동산 개발) △태광데이터시스템(전산정보제공 및 컨설팅) 등이 있다.
특히 상장 자회사인 휴켐스는 일부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PE)들과 한화그룹에 매각한다는 설이 거론되기도 한 만큼 M&A 관계자들의 관심을 받아온 회사다. 휴켐스는 태광실업이 34.16%, 고(故) 박연차 회장이 5.79%, 박주환 대표가 2.63%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또 상속·증여세 부담 발생시 향후 경영권에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보유 지분 매각을 통해 납부하는 경우도 있어, 박주환 대표의 지분 매각도 방안으로 선택될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재계서 젊은 총수들이 상속세 재원 마련 방안으로 활용했던 계열사 매각 혹은 보유지분 매각 등의 방법으로 박주환 대표도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다수의 PE들이 태광실업의 상속세 문제 해결과 사업재편 추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