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일의 대입은 전략이다(69)] 2021학년도 입시 '수시냐? 정시냐?'

입력 2020-03-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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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기별 입시전략 스케줄

▶ 3~4월 : 4월까지는 입시정보를 수집하는 ‘입시정보 탐색시기’이다. 주로 학기초에는 희망대학 입시정보를 수집하는데, 기본자료는 3~4월 모의고사성적표와 학생부, 그리고 각 대학이 발표하는 모집요강, 전년도 입시분석 자료들을 활용한다. 출발점인 만큼 냉혹한 입시현실을 마주하게 되지만, 아직은 목표대학에 맞춰 꿈을 키워나가는 시기라 할 수 있다.

▶ 5~8월 : 5월부터 수시접수 이전까지가 ‘실천시기’이다. 초반 탐색시기를 거치며 수립한 본인의 입시전략에 맞추어 수시와 정시지원에 필요한 평가요소들을 관리하는 시기이다. 수능공부, 교과(내신)관리, 비교과관리, 자기소개서 작성, 대학별고사 준비 등 해야 할 것들은 많은 반면에 시간이 부족하여 조바심이 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 9~11월 : 9월 수시지원부터 11월 수능시험 이후까지 ‘수시지원 시기’이다. 수시지원을 마치고 수능공부를 하고, 대학별고사를 준비하고 치르는 시기이다. 11월에 가장 중요한 수능시험이 있지만, 수시에 비중을 두고 지원전략을 설정한 학생들은 공부에 집중하기 쉽지 않다. 마음이 ‘수시합격’이라는 기대감에 부풀려 있기 때문에 정시지원에 무게를 둔 학생들까지도 이러한 분위기 탓에 수능공부에 잘 집중하지 못한다. 수능 가채점결과를 확인한 후 논술이나 면접과 같은 대학별고사 응시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이 시기에 해야 할 일이다.

▶ 12월 : 마지막 단계는 12월 ‘정시지원 시기’이다. 수시에 합격하지 못한 학생들은 정시에 지원하여 최종적으로 진학대학을 결정짓는다. 물론 재도전 여부도 이 시기에 결정해야 한다.

◇ 수시형(形) vs 정시형(形)?

수시형(形)은 교과(내신)성적을 활용한 진학이 더 유리하거나, 비교과실적을 꾸준히 준비해 온 학생들이 주로 자신을 지칭할 때 쓰는 단어이다.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인 경우에도 종종 자신을 수시형(形)이라고 표현한다. 정시로는 쉽지 않겠지만, 논술전형을 통해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상위권 대학 진학을 꿈꿔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정시형(形)은 수능이 아니면 목표대학에 진학하기 힘든 학생들을 지칭하며, 이들의 목표는 당연히 수능 고득점이다.

수시형(形), 정시형(形)이라 스스로를 지칭하는 이유는 더욱 효율적인 준비전략을 찾기 위함이다. 교과(내신)성적과 비교과실적, 자기소개서, 수능시험, 대학별고사 모두를 정해진 시기동안 병행 준비하는 것은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분명 선택과 집중을 통해 최선의 결과를 거두는 것이 입시전략 수립의 궁극적인 목표가 되어야만 할 것이다.

하지만, 효율성에 치중하여 입시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인지를 우리는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아울러 현 시점에서 수시형(形), 정시형(形)이라고 스스로를 규정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태도인지를 보다 신중하게 살펴야 할 것이다. 초반 탐색에 실패하면 향후 입시일정은 전체적으로 꼬일 수밖에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는 수시와 정시 모두를 생각하는 균형 잡힌 시각으로 내 입시준비 상황을 진단하고 입시전략을 설정해야 할 것이다.

◇ 균형 잡힌 시각, 객관적 판단, 그리고 여유

첫째,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춰보자. 수시와 정시를 바라보는 시선에도 균형이 필요하고, 스스로 자신의 상황을 진단 할 때도 균형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 먼저 자신의 3~4월 모의고사성적표를 보다 냉철하게 살펴보자. 3월 모의고사의 출제범위는 2학년 과정이다. 3학년 학습범위가 포함되고, 난이도가 상승하는 수능에서 모의고사 이상의 성과를 발휘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재수생이 포함되면 일반적으로 내 석차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모의고사성적을 지속적으로 올릴 수 있다는 막연한 자만심과 기대감에 초반부터 정시에 치우쳐 남은 중간·기말시험을 버리는 행위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입시실패 사례라 할 수 있다.

둘째, 수시 합격을 낙관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특히 학생부종합전형과 논술전형에 비중을 두고 입시전략을 수립한 수험생이라면 더더욱 객관적으로 자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성 평가가 진행되는 학생부종합전형은 ‘하향지원’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안정지원이 없기 때문에 항상 정시지원의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 가령 학생부종합전형에 ‘올인’하여 수능공부를 포기한 경우에도 최소한 학생부교과전형을 활용한 안정지원 방안을 마련해 두는 것이 좋다. 논술전형은 경쟁률이 너무 높아 합격을 기대하기 힘든 전형으로 수능최저달성만을 목표로 수능학습에 ‘올인’하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논술과 정시를 묶어서 도전하는 학생들이 범하는 흔한 오류라 할 수 있다.

셋째, 조금만 여유를 갖자. 수험생활은 초조하고 조급한 마음에서 벗어나기 힘든 시기이다. 불안감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고자 무엇이든 빠르게 결정해서 집중하고 싶은 것이 수험생의 마음이지만 조급함은 입시성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탐색시기에서 남은 3학년 1학기 성적을 미리 확신해 버리는 태도는 매우 위험하다. 우리는 3학년 1학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서 형편없는 성적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역으로 성적이 향상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모의고사성적도 마찬가지다. 6월과 9월 모의고사에서 생전 받아보지 못한 처참한 성적표를 받는 학생들이 많다. 이는 실제 수능시험에도 해당된다는 점에서 수시와 정시 중 어느 한쪽에 치우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점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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