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일주일 만에 미국의 풍경이 완전히 달라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가 실물경제에 본격적으로 그림자를 드리우기 시작하면서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미국인의 삶을 완전히 바꿔놨다. 여행, 야간영업, 대규모 모임 등 경제활동이 대부분 금지되면서 실물경제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미국 시애틀의 한 레스토랑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고가의 저녁 메뉴를 제공했다. 그러나 코로나19에 고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드라이브스루로 햄버거 판매를 준비 중이다. 메인주 해안에 위치한 숙박업소는 봄 졸업 시즌을 맞아 꽉 찼던 예약이 줄줄이 취소됐다. 해당 지역 상점 관계자들은 삶이 지옥으로 변했다고 토로했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미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해 왔으나 미국인들은 체감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그 여파가 미 전역에 걸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뉴욕 브로드웨이에 불이 꺼졌고 농구를 포함한 스포츠 경기가 무기한 연기됐다. 콘서트 및 퍼레이드가 줄줄이 취소됐다. 10년 전 경기침체에도 문을 열었던 디즈니랜드조차 문을 닫았다.
다이앤 스웡크 그랜트손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가 경제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성장 둔화 수준이 아니라 정지 버튼을 누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을 닫는 상점들이 늘어나면서 일자리도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메인주에 위치한 숙박업체는 근처 대학이 휴교 조치에 들어가면서 10명의 직원에게 영업시간 단축을 지시했다.
아마존과 기술 기업들의 본사가 몰려 있는 시애틀도 재택근무 방침에 따라 적막이 흐른다. 이 지역에서 10여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사업가는 매출이 90% 가량 급감했다면서 2~3개월 레스토랑 문을 모두 닫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약 800명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
금융시장 혼란 또한 실물경제로 전이되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자는 지난주 120만 달러(약 14억7000만 원) 주택에 3건의 거래 제안이 있었지만 금융시장 폭락으로 매수자가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금융시장 폭락이 향후 주택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져서다.
이처럼 실물경제 직격탄은 경제지표에도 속속 반영되고 있다. 3월 초 소비심리가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 항만, 호텔 등 업계도 해고와 무급휴가 조치에 들어갔다. 구인·구직 웹사이트 집리크루터에 따르면 지난주 상점 채용은 전년 대비 26% 감소했다. 외식업 39% 항공업 44% 각각 일자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줄리아 폴락 집리크루터 이코노미스트는 “결국 노동시장에 타격을 줄 경제적 변화가 벌어지기 시작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