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광글라스-군장에너지-이테크건설 합병 결의…제주항공-이스타항공 기업결합심사
3월 셋째 주에는 올해 빅딜로 꼽히는 푸르덴셜생명보험의 매각 본입찰이 진행됐다. OCI 계열사인 삼광글라스와 군장에너지, 이테크건설 3사는 합병을 결의했다. 전 세계에 급속도로 퍼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인수합병(M&A) 시장에도 영향을 끼쳤다.
20일 M&A 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은 전략적투자자(SI)인 KB금융지주와 재무적투자자(FI)로 나선 사모펀드 간의 대결 구도로 압축되는 양상이다.
미국 푸르덴셜인터내셔널인슈어런스홀딩스(PIIH)가 전날 실시한 본입찰에는 KB금융과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후보로 참여했다. PIIH는 매각 주간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해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 매각을 진행 중이다.
우리금융지주는 IMM PE에 인수금융을 제공하는 역할로 이번 딜에 참여했다. MBK파트너스는 인수전 참여 지속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IIH 측은 이번 본입찰 마감 이후에도 참여를 원하는 후보군에 기회를 열어둘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9월 기준 자산이 20조 원을 넘고, 지급여력비율(RBC)이 500%를 웃도는 견실한 매물로 꼽힌다. 이에 매각 측은 3조 원대 매각가를 기대했지만, 시장에서는 2조 원 안팎이 적정가로 제기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의 여파 등으로 세계 각국의 저금리 기조가 심화되면서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금리가 낮아지면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초저금리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은 생명보험업계에 치명적인 악재로 꼽힌다.
푸르덴셜생명은 이달 말이나 내달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1~2곳 선정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국민은행 여의도본점에서 열린 KB금융 주주총회에서는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KB손해보험 노동조합 측에서 연임을 노리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성과 부풀리기용 M&A 아니냐며, 생명보험의 몸값은 지금이 최고가라 앞으로 하락이 예상된다고 주장한 것이다. 금리가 떨어지고 있어 향후 금리 역마진이 예상돼 지금은 인수 적기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지적에 윤 회장은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어서 가격을 고심했다”면서 “어려운 환경일수록 기회가 있다. 보험의 수요가 있고 괜찮은 비즈니스로 본다”고 답했다.
삼광글라스의 투자부문과 군장에너지, 이테크건설의 투자부문은 3사 합병을 진행한다. 3사는 모두 OCI 계열사로 합병법인이 그룹의 사업지주사가 되는 지배구조 개편에 돌입했다.
3사는 18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합병을 결의했다. 5월 14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분할 및 분할합병을 의결할 예정이다.
삼광글라스는 물적 분할을 통해 사업부문을 100% 자회사로 둔다. 남아있는 투자부문이 군장에너지를 흡수 합병하게 된다. 이테크건설로부터 인적 분할한 투자부문은 삼광글라스와 합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3사의 지배구조는 기존 직렬식에서, 합병법인을 통해 사실상 지주회사 중심의 병렬식으로 바뀌게 된다. 합병법인은 집단에너지사업과 함께 그룹 전반의 경영관리를 책임지는 지주회사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행정 절차에 들어갔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과의 기업결합심사 신청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접수했다고 15일 밝혔다.
공정위는 30일 이내에 기업 결합을 심사하고 결과를 통지하게 된다. 필요시 최대 90일을 연장해 120일까지 심사할 수 있다.
앞서 제주항공은 2일 이사회를 열어 이스타항공 최대 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545억 원에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공정위 기업결합심사가 마무리되면 잔금 납부 후 이스타항공 주식 취득을 통해 경영권을 인수하고 경영 정상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제주항공은 국책은행에도 지원을 요청했다. 사측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여객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신디케이트론 방식으로 각각 1000억 원씩 최대 2000억 원의 인수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 규모는 인수계약금 545억 원과, 이후 유상증자 등을 통한 유동성 공급에 들어가는 자금을 감안해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