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확산에 PC 판매 불티인데...PC 제조업체는 여전히 울상

입력 2020-03-2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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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SK커뮤니케이션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집에서 일을 하거나 학습하는 사람이 늘면서 PC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PC 업체들은 쾌재를 부를 수가 없다. 공급망 차질로 주요 부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에 사는 사진작가 브래드 서튼은 얼마 전 새 PC를 사려고 전자제품 매장에 갔다. 그러나 자신이 사려고 했던 제품도, 점원이 추천해준 제품도 모두 매진이었다. 목사이기도 한 서튼은 설교 작성과 사진 편집에 PC가 필요했기에 어쩔 수 없이 중고 PC를 샀다.

이런 수요 급증 현상은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초기부터 벌어졌다. 전 세계 전자기기 공급망의 중심지인 중국에서 코로나19 확대로 일부 기기 제조업체와 부품 공급업체가 생산 중단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또 수요가 급증한다고 해서 PC 업체들이 마냥 좋기만 한 것도 아니다. 공급망 차질로 수요를 따라잡기가 어려워서다. HP는 “소매점의 공급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신속하게 생산 능력을 늘릴 의향은 없다”면서도 “고객과 거래처 상황을 수시로 파악하고, 그 요구와 납기에 맞추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델테크놀로지는 “재택 근무 증가로 주문이 늘고 있다”며 “공급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대체 공급원을 찾고 있다”고 했다. 레노버그룹도 “노트북과 헤드셋, 모니터 세트 등 재택 근무 시 필요한 장비 패키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을 받기 전부터 PC업체들은 공급에 골머리를 썩고 있었다. 반도체 기업 인텔은 고객들에게 충분한 양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공급하기 위해 1년 넘게 분투하고 있다. 공급 부족을 완화하기 위해 생산 능력을 끌어 올릴 방침도 밝혔다. 단말기 업체들도 최근 몇 달 간 ‘윈도7’ 지원 종료에 따른 컴퓨터 교체 수요 증가로 공급 압박을 받아왔다.

WSJ는 현재 노트북 수요 급증이 PC 제조업체들에게 혜택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재택 근무 및 학습이 늘어나기 이전인 2월에 마이크로소프트(MS)는 태블릿 ‘서피스’부문의 1~3월 매출이 당초 예상을 밑돌 것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의 지난달 추정에 따르면 노트북과 태블릿을 포함한 컴퓨터 출하량은 올해 9% 감소할 전망이다. 이는 작년 11월 6.8% 감소에서 더 나빠진 것이다.

IDC는 현재 구입 분의 대부분은 기존 재고로 충당하기 때문에 재택 근무에 따른 수요 증가로 그 전망이 바뀔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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