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 리츠(REITsㆍ부동산투자회사) 시장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리츠 시장 위축과 증시 변동성 확대 등으로 신규 상장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제이알투자운용 △마스턴투자운용 △이지스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코람코자산신탁 등에서 리츠 상장을 예고했다. 앞서 상장한 공모 리츠(7개)만큼의 리츠가 신규 상장을 준비하는 셈이다.
운용사별로 보면 제이알투자운용은 국내에선 처음으로 해외 자산(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 타워)을 기초자산으로 한 ‘제이알글로벌 위탁관리리츠’를 상장할 계획이다. 목표 공모 규모도 3000억~4000억 원으로 가장 크다.
또 이지스자산운용은 ‘이지스밸류플러스위탁관리리츠’(태평로 빌딩)와 ‘이지스 레지던스 위탁관리리츠’(민간임대주택) 등 두 개 리츠를 상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지난달 광교 상업시설에 투자하는 ‘맵스리츠1호’의 국토교통부 인가를 취득하기도 했다.
당초 몸집이 큰 공모 리츠가 대거 상장 계획을 밝히면서 공모 리츠 시장 확대가 점쳐지기도 했다. 상장키로 했던 리츠 중 공모 금액이 1000억 원 이상인 경우가 6개가량으로, 이들이 상장하면 시장 규모도 2조 원 이상으로 몸집을 불리게 된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여파에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기까지 둔화하자 공모 리츠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외 리츠가 일제히 주저앉은 데다 상장까지 미뤄지면서 시장이 위축되는 것 아니냔 우려다.
글로벌 리츠 지수인 ‘FTSE EPRA Nareit Global Reits’ 지수는 20일(현지시간) 기준 연초 이후 -38.09% 하락한 1260.54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미국(-39.99%), 아시아ㆍ태평양(-35.98%), 유럽(-35.31%) 순으로 내림폭이 컸다.
업계에서는 증시 흐름과 코로나19 확진 현황을 주시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시장에 상장해야 하는 만큼, 주식시장 흐름도 무시할 수 없단 판단에서다. 실제 이지스자산운용의 경우 당초 기초자산에 담기로 했던 제주 조선호텔을 코로나19 영향으로 자산에서 제외키로 결정했다.
다만 아직 상장 일정 등을 연기한 리츠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ㆍ특별자산 재간접펀드 사모리츠 투자 한도를 확대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4월부터 시행되는 만큼 대부분의 리츠가 이후 상장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리츠 관계자는 “올 여름께 상장을 앞둔 리츠가 많았던 만큼 일정을 뒤로 연기한 리츠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IPO 연기ㆍ철회가 이어졌고 또 시장 상황도 좋지 않아 우려가 커진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여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