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비례정당 속속 공천…‘꼼수 경연장’ 비판도

입력 2020-03-2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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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1번 윤주경·2번 윤창현 공천…황교안 개입 선거법 위반 지적

더시민 권인숙·윤미향 확정…민주, 현역 6~7명 '의원 꿔주기' 시도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가 23일 오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간담회에서 최고위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미래한국당 장석춘 최고위원, 정운천 최고위원, 원 대표, 김기선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여야의 비례위성정당이 각각 비례대표 명단 확정 작업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자 등록은 26~27일까지인데 이번 총선에선 지역구 후보의 단일화보다 비례대표 후보 공천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거대 양당의 의석수 독점을 깨고 다양한 유권자 뜻을 반영하자는 취지에서 이번 총선에 처음 도입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꼼수’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한국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비례대표 후보 1번에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을, 2번에 윤창현 전 한국금융연구원장을 공천했다. 윤 전 원장을 포함한 영입인재 5명도 당선권인 20번 내에 이름을 올리며 순번을 대폭 수정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생존권운동연대 대표가 10번, 탈북자 출신 인권운동가 지성호 나우(NAUH) 대표가 12번, 전주혜 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15번, 허은아 한국이미지전략연구소 소장이 19번을 부여받았다. 관심이 쏠린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으로 알려진 유영하 변호사는 탈락했다.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두고 통합당과 신경전 끝에 한선교 전 한국당 대표가 사퇴한 지 나흘 만에, 새 공관위가 들어선 지 이틀 만에 최종안을 낸 것이다. 앞서 한국당은 500여 명의 공천 신청자를 ‘3분 면접’을 통해 후보 명부를 만들었다가 황교안 통합당 대표 측의 반발로 지도부를 전면 교체했다. 또 한선교 한국당 전 대표는 자신이 황 대표로부터 박진·박형준 전 의원의 비례대표 공천을 요구받았다고 폭로하는 등 잡음이 터져 나온 바 있다

이와 관련 황 대표는 이날 “더 강해지는 혁신과 더 커지는 통합 과정의 부득이한 성장통으로 생각해달라”면서 “저는 당 대표로서 밀실공천, 계파공천, 구태공천과 단절하기 위해 노력했고, 늘 반복된 대표 ‘사천’(私薦)도 그 싹을 잘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처럼 황 대표가 한국당 공천 과정에 개입한 것이 선거법 위반이란 주장이 나온다. 정의당은 “정당설립의 자유를 침해하고 당 대표이자 총선 후보자가 다른 정당 지지를 호소한 것은 명백한 부정선거”라며 황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더불어시민당은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과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등을 포함해 비례대표 후보 34명을 확정했다. 더시민은 애초 출범할 때부터 1번부터 4번까지는 소수정당 후보들이, 5번부터 10번까지는 시민사회계 후보들이, 11번 이후부터는 민주당 비례대표 보들이 순번을 배정받기로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들이 반발하고 있어 비례대표 순번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더시민의 정당투표 기호를 높이기 위해 최소 6~7명의 불출마 현역의원을 파견하는 이른바 ‘의원 꿔주기’를 추진한다. 전날 최고위에서는 신창현·이규희·이훈 의원 등 지역구 의원 3명과 심기준·정은혜·제윤경·최운열 의원 등 비례대표 의원 4명의 이름이 언급되기도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통합당에 법적 대응까지 했던 민주당이 친문 세력 중심으로 ‘위성정당’을 만들면 최소한 명분도 없는 것”이라며 “의원 꿔주기 시도는 물론 비례대표 후보들에 대한 당적 이적 권유까지 통합당 그대로 따라 하는 게 ‘꼼수의 경연장’ 아니고 무엇이겠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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