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창 오프라인뉴스룸 에디터
3주 앞으로 다가온 총선 결과를 예단할 순 없다. 선거 국면서 3주는 두 차례 정도 판세가 요동칠 수 있는 시간이다. 변수는 세 가지 정도다. 코로나19 민심과 민주당의 위성비례정당 창당, 통합당의 공천갈등이다. 어떤 변수에 중도 유권자의 마음이 바뀌느냐에 따라 선거 판도가 결정된다.
가장 큰 변수는 코로나 사태다. 현재까지 민심은 여당에 유리한 것 같다. 대통령 지지율이 여전히 45% 이상이고 민주당도 지지율에서 통합당을 압도하고 있다. 코로나 대처가 성공적이라는 국제 사회의 평가와 맞닿아 있다. 패닉 상황에 빠진 미국이나 유럽에 비하면 백 번 맞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의 ‘조기 종식’ 발언 논란과 정책 실패가 불러온 ‘마스크 대란’도 큰 변수가 되지 않는 분위기다. 야당에 대한 시선이 싸늘하다는 의미이지만 정부에 전적인 신뢰를 보내는 것도 아니다. 코로나 방역의 주역은 정부가 아니다. 그들은 조연이다. 현장에서 피땀 흘린 의사와 간호사, 이들을 물심양면으로 성원한 기업인과 사회 각계의 따뜻한 손길, 마스크 하나 사기 위해 줄을 30분씩 서는 불편을 참아준 국민이 주연이라는 데 이의를 달 수 없을 것이다. 국민은 판단을 유보한 채 지켜보고 있다. 코로나 민심이 어디로 향할지 좀 더 두고 봐야 하는 이유다.
코로나로 급격히 하강하는 경제 상황도 변수다. 이번 사태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금고가 빈 것은 빌려서 채웠고 금융사 파산은 돈을 찍어 막을 수 있었지만 코로나 위기는 실물이 얼어붙어 산업 전반을 마비시키는 복합위기다. 기준금리를 1.0%P 내린 미국의 ‘빅컷’조차 무용지물이었다. 고용이 불안해지면서 가계에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소비 위축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 자금력이 떨어지는 기업들은 파산위기에 직면해 있다. 한국만의 상황이라면 선거는 해볼 것도 없지만 이번은 글로벌 위기라는 점에서 다를 수 있다. 특히 서민 구제 명분으로 이뤄질 서민 자영업자, 소상공인에 대한 현금 뿌리기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새로운 변수다.
민주당이 결국 비례위성정당을 만들었다. 조국 수호세력과 손잡았다. 의석을 늘릴 수 있다면 대의 명분도 헌신짝처럼 저버리는 집권당의 현주소다. 통합당의 비례의석 도둑질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하지만 궁색하기 그지없다. 선거법 통과 때 이미 다 예상됐던 일이다. 그걸 알면서도 절대 불참을 약속했던 여당이다. 그러니 소수당의 협력을 끌어내 제1공약인 공수처법을 처리하기 위한 꼼수였다는 말 외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위성정당으로 비례의석 7~8석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민심을 너무 가볍게 본 것이다. 중도층이 이탈하면 지역구에서 더 많은 의석을 잃을지도 모를 일이다. 당 최고위원들조차 반대한 이유다. 조변석개하는 게 민심이다.
통합당은 뭉쳐도 어려운 상황에 적전분열하고 있다. 공천 감동은커녕 사천논란에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낙마했다. 이석연 대행체제 유지로 갈등을 봉합했지만 개혁공천의 명분을 다 날려버렸다. 미래한국당의 공천 내용을 통합당이 뒤집는 생쇼도 연출했다.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최고위원 등 보수 핵심 인사들이 공천 탈락에 반발해 잇따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텃밭 선거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서 서울에 출마한 당 주요 인사 대부분이 여당에 밀리고 있다. 이대로 가면 수도권 선거 참패가 예상되지만 밥그릇 싸움에 위기감이 별로 엿보이지 않는다.
선거전이 점입가경이다. 어김없이 헛발질 게임으로 가고 있다. 유권자에게 최선도 차선도 아닌 차악의 선택을 다시 강요하는 형국이다. 결국 고민은 유권자 몫이다. 국가의 운명이 이념서 자유로운 30% 중도 유권자의 선택에 달렸다.leej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