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부산선 세 자릿수 청약경쟁률…분양가상한제 유예로 선택 폭 늘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공포에도 신규 분양 단지 청약 열기는 가시지 않는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전에 ‘로또 아파트’를 분양받겠다는 열망으로 청약자들 발걸음은 되레 분주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오는 4~5월 일반분양을 앞둔 아파트 단지는 약 7만8000가구다. 특히 서울에선 4월에만 8485가구가 분양한다. 올해 남은 서울지역 일반분양 물량(2만1938가구) 가운데 38.6%가 4월에 몰려 있다. 놓쳐선 안 되는 큰 장이다.
4월 28일로 예정됐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유예 기한이 석 달 미뤄진 것도 호재다. 분양 일정이 분산되면서 청약 기회가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내 집 마련’용 청약이라면 분양 물량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6~7월에 ‘올인’할 게 아니라 꾸준히 청약을 넣어야 당첨 확률을 올릴 수 있다고 조언한다.
부동산시장에선 올 봄~여름 청약 기회를 놓치면 한동안 새 아파트 입주가 힘들 것이란 전망이 많다. 분양가상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공급 물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당장 내년부터 새 아파트 공급량(2만1739가구)이 올해(4만3006가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한다. 공급이 줄어든 만큼 청약 경쟁은 치열해지고, 청약 당첨에 필요한 가점도 올라간다.
청약자들은 이미 이달부터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달 3일 대구 중구 ‘청라힐스 자이’ 1순위 청약에선 경쟁률이 평균 141.40대 1까지 올랐다. 394가구를 분양했는데 5만5710명이 몰렸다. 코로나19가 대구에서 맹위를 떨치던 중 거둔 실적이라 더욱 돋보인다.
부산 해운대구 중동 ‘쌍용 더플래티넘 해운대’도 18일 1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226대 1을 기록했다. 최근 2년 동안 부산에서 분양한 단지 가운데 청약 경쟁이 가장 치열했다. 이 같은 열기에 건설사들도 견본주택을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갈음하면서까지 분양 흥행몰이에 나서고 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올해도 역시 입지가 청약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리할 것”이라며 “강남이나 과천 등 앞으로 공급이 쉽지 않은 지역에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청약자 입장에선 분양가가 적정한지, 향후 가격 상승 가능성은 있는지 등을 잘 따져보고 청약을 넣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