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포드자동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공장 문을 닫은 지 일주일 만에 신용등급이 투자 부적격 등급인 ‘정크’ 수준으로 강등되는 굴욕을 겪었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포드차의 신용등급을 각각 강등했다.
S&P는 포드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로 떨어뜨렸다. 투자적격 등급에서 투기등급으로 강등한 것이다. S&P는 “코로나19 발생 전부터 포드 신용등급이 투자 등급의 경계선에 있었다”면서 “공장 폐쇄로 현금 흐름이 악화할 우려가 커졌고 경차 판매가 중국에서 10%, 미국과 유럽에서 2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무디스는 작년 10월 포드의 신용등급을 정크 수준으로 내린 데 이어 이날 오전에 ‘Ba1’에서 ‘Ba2’로 한 단계 또 낮췄다.
2005년 이후 최악의 등급 하향으로 포드는 ‘타락 천사(fallen angel)’가 됐다. 투자적격 등급에서 투기 등급으로 강등된 기업을 타락 천사라 부른다.
신용등급 강등에 따라 회사채 금리도 급등했다. 15억 달러 규모의 2026년 만기 회사채는 3월 초 약 100센트에서 25일에는 77센트로 하락했다.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회사채 금리는 9%로 뛰었다. 이는 ‘BB’ 등급 회사채 평균 금리인 8.3%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포드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가 미국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때도 자동차 빅3 중 유일하게 구제금융을 피하고 살아남았다. 그러나 코로나발 공장 폐쇄로 신용등급 강등과 자금난이 불가피해 지면서 구제금융을 받을 위기에 내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