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범위도 대출담보·RP매매 증권과 맞춰 은행채·특수은행채·9개 공공기관채로 확대
한국은행은 금융기관 간 차액결제 시 결제이행을 보장하기 위한 담보증권 제공비율을 20%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시중에 풀리는 유동성 자금은 10조 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담보증권 대상범위도 최근 확대키로 결정한 대출용 담보증권과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종목으로 맞추기로 했다.
1일 한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지급결제 부문 대응 방안으로 차액결제이행용 적격담보증권 제공비율을 기존 70%에서 50%로 20%포인트 인하키로 했다. 이는 9일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 의결 후 10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차액결제이행용 적격담보증권이란 인터넷뱅킹 등 소액결제망에서 이뤄지는 소액자금이체의 금융기관 간 최종결제를 보장하기 위해 금융기관이 한은에 납입하는 담보증권을 말한다. 소액결제는 통상 고객 간 자금이체가 이뤄진 다음 날 11시 한은 금융망을 통해 한은에 개설된 금융기관 당좌계좌에서 차액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기준(금융시장인프라에 관한 원칙·PFMI)에 맞춰 매년 10%포인트씩 동 비율을 인상키로 했던 애초 일정도 순차적으로 유예했다. 애초엔 8월 1일부터 80%를 적용할 방침이었다. 이 제도는 1997년 9월 1일 10%를 시작으로 처음 도입된 이래 꾸준히 상승해왔다. 작년 8월 1일부터 현재까지는 70%를 적용하고 있었다.
적격 담보증권 대상증권도 한시적으로 농금채와 수금채, 일반은행채와 한전채 등 9개 공공기관 발행채권까지 확대키로 했다. 애초엔 국채와 통화안정증권(통안채), 정부보증채, 산금채, 중금채, 수금채, 주택금융공사 발행 주택저당증권(MBS)이었다.
다만, 이번에 확대된 대상증권은 전산시스템 변경 및 테스트 소요기간을 고려해 5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유효기간은 내년 3월 말까지다. 이는 대출용 담보증권과 RP 매입 시 확대됐던 종목이 4월부터 시행되는 것보다 한 달가량 늦어지는 것이며, 적용기간이 끝나는 날짜는 동일한 것이다.
홍철 한은 결제정책팀장은 “지난달 30일 기준 금융기관이 한은에 납입해야 하는 담보증권 금액은 35조5000억 원이었다. 이번 조치로 25조4000억 원으로 줄어 10조1000억 원가량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며 “이 금액만큼 유동성이 금융시장에 공급되는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은은 시중 유동성 공급을 위해 4월부터 3개월간 무제한 RP 매입을 실시키로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