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M&A, 코로나로 시계제로

입력 2020-04-05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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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 아시아나 인수…진흥기업ㆍ대우건설ㆍ두산건설 매각 영향

▲아시아나 A350 여객기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건설사들의 인수합병(M&A) 거래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줄줄이 지연되는 위기에 처했다.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번진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완화되기 전까지는 한치 앞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당초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이달 말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계약 당시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딜 클로징 시점은 멀어지는 형국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에 계획한대로 인수 자금을 마련하고 있는 과정”이라며 “4월말까지 마무리한다는 목표에는 변동이 없다”고 전했다.

사측의 이 같은 기대와는 달리 아시아나 매각을 위한 유상증자 일정은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 항공사가 M&A를 하려면 취항하는 국가마다 기업결합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중국 정부의 승인이 지연되고 있는 탓이다.

이에 아시아나나는 유상증자 납입일을 기존 7일에서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날로부터 10일이 경과한 날 또는 당사자들이 달리 합의하는 날’로 변경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아사아나에 1조4665억 원을 유상증자하고, 이 중 1조1745억 원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지원한 자금 상환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유상증자로 3200억 원을 마련했고, 현재까지 실행된 것은 사모사채 1700억 원 규모다. 나머지는 공모사채나 금융권대출을 통해 마련하고 회사의 보유현금도 투입한다. 앞서 산은과 수은은 아시아나가 발행한 영구채 5000억 원을 인수하고, 한도 대출 8000억 원과 스탠바이 보증신용장(LC) 3000억 원을 제공하는 등 총 1조6000억 원을 지원한 바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 인수 후 기존 주요사업인 건설업과 항공사업 간 최대한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경영 방식을 놓고도 고심 중이다. 시장에서는 인수 후에도 기존 경영진을 유지하는 것과, 현대산업개발 자사의 인력을 배치하는 방안, 또는 이 둘의 절충안 등이 거론된다. 외부에서 전문 경영인을 영입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회사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어 정경구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경영기획본부장을 대표이사 전무로 추가 선임했다. 그동안 신임 정 대표가 신사업 발굴과 M&A 추진에서 큰 역할을 수행했다고 사측이 인사 배경을 밝힌 만큼, 향후 아시아나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할 전망이다.

지난달 말 주주총회에서는 이형재 수주사업본부장을 신규 이사로 발탁했다. 이 이사는 현대산업개발에서 사업기획과 영업지원 담당 중역을 역임한 ‘영업통’으로 꼽힌다.

아시아나의 경우 이번 주총을 통해 최영한 전 아스공항 대표이사 사장을 임기 3년의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했다. 최 이사는 아시아나에서 관리부사장과 안전부사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향후 경영 방식과 관련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면서 인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를 명확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이고 거래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효성그룹 계열 건설사인 진흥기업은 채권단의 지분매각 작업이 해를 넘겨 1년째 미뤄지고 있다. 진흥기업의 최대주주는 효성중공업으로 지분율은 48.19%다. 지분 44.08%를 보유한 채권단은 2대주주로 자리한다. 채권단은 산은과 우리은행, 국민은행, KEB하나은행 등 30여개 기관으로 구성됐다.

진흥기업이 지난해 초 7년 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하면서 자금 회수에 나서기로 결정했지만 아직까지 답보 상태다. 산은의 경우 이보다 시급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이슈로 인한 산업계 자금지원 문제까지 불거진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매각이 일시적으로 불발된 이후 아직까지 가시적인 진척 내용은 미미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건설 역시 코로나19의 악영향을 받았다. 산은은 지난해 4월 구조조정 전문 자회사로 설립한 KDB인베스트먼트에 첫 자산으로 대우건설(지분 50.75%)를 이관하며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기업 가치가 떨어지면서 현재로선 제값을 받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두산중공업 자회사인 두산건설도 영향을 받으면서 건설업계 전반에 M&A 작업이 차질을 빚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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