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가 가장 원하고 바라는 것, 피해자와 목격자의 침묵입니다. 이제 이런 침묵은 없어야 합니다.”
김은희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이투데이와 만나 “성범죄 피해자 편에 서서 힘을 실어줄 것”이라며 “관련 시스템과 제도 기반을 마련하고 사회 인식도 바꾸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김 후보는 2년 전 ‘체육계 미투’ 사건으로 이름을 알렸다. 아동 성폭력 피해를 당한 지 16년 만에 가해자를 고발했고, 법의 심판을 받게 했다. 김 후보는 자신과 같은 피해자를 막겠다는 신념으로 정계 입문을 결심했다.
그는 미래통합당 영업 인재 1호로 발탁되면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미래한국당이 비례대표 23번을 배정하자 일각에선 "보수 정당이 소극적이던 여성 인권 정책 의지를 보였지만 결국 뒷순위를 부여해 한계를 보였다"며 지적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 기회는 제가 앞으로 피해자를 보호하는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우리 사회가 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왜 피해자들이 신고를 두려워하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운을 뗐다.
출마 전, 그는 피해자가 숨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언론에 얼굴을 공개하면서 공론화에 나섰다. 하지만 김 후보가 도와주는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신고하는 과정에서 더 큰 상처를 받자 때론 좌절감과 무기력함을 느꼈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고열이 나면 응급실에 바로 간다. 성범죄 피해도 마찬가지다. 피해가 발생하면 '가도 되나, 말아야 하나' 등 엄청난 계산과 고민을 거치지 않아야 한다. 바로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해자 처벌과 동시에 피해자가 안심하고 주변 지인이나 기관 등 피해 사실을 말할 수 있는 환경이 우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이런 환경은 직장 내 성범죄, 성희롱, 디지털 성범죄 등 오늘날 사회 문제에서 기본적인 안전망과도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해자 처벌과 동시에 장기적인 사회 안전망을 마련하는 정책을 고민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청소년기부터 성인지 감수성을 기르는 환경도 중요하다고 짚었다. 가해자 처벌도 중요하지만, 성범죄의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형식적 성교육이 아닌 남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심층 상담 시스템을 대안 중 하나로 설명했다.
김 후보는 '공감의 정치인'을 약속했다. 그는 “진정성 있는 정치로 많은 사람의 입장과 심정을 공감하고 대변하고 싶다. 저의 다양한 정체성 분야만큼 부끄럽지 않은 대표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