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종로로 이웃사촌 재회…지지층 열위한 지역에 전세
4‧15 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 1번지’ 서울 종로구에서 맞붙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와 미래통합당 황교안 후보의 '미니 대선'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강남에서 20년 넘게 살아온 두 후보는 이번 선거를 치르기 위해 각각 종로구 교남동과 명륜동에 새 둥지를 튼 바 있다. 서로 상대적으로 지지도가 떨어지는 부유층과 서민층 민심을 공략하려는 주거지 전술로 풀이된다.
13일 정치권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 후보는 현재 교남동 ‘경희궁 자이’ 아파트에 살고 있다. 1999년부터 보유한 전용면적 84㎡짜리 초구 잠원동 동아파트를 19억5000만 원에 팔고 지금의 집에 전세로 들어왔다.
이 후보는 1999년 동아아파트 조합주택을 2억 원대에 매입해 살다가 17억 원가량의 시세 차익을 거두고 무주택자가 됐다. 현재 살고 있는 30평대 경희궁 자이의 전셋값은 9억2000만 원 이다. 이 후보는 21대 국회의원선거 종로구 선거구 후보자정보공개자료에서 배우자를 포함한 본인의 재산을 24억3600만 원 규모라고 밝힌 바 있다.
1~4단지에 2500가구가 거주하는 경희궁 자이는 2017년 2월 입주한 신축 아파트다. 강북지역 최고가 단지로 부상하면서 강남 등 타지에서 건너온 중산층 이상의 비교적 여유 있는 입주민 비중이 높게 구성됐다. 이 후보가 종로의 대표적인 부촌에 거주하며 보수층 표심 확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와 반대로 황 후보는 서민층 세대가 많은 명륜동의 아남아파트 전세를 선택했다. 650가구가 거주하는 아남아파트는 주상복합형으로 지은 지 20년이 넘은 오래된 단지다. 서울 혜화동 대학로 인근으로 1인가구 위주의 소규모 주택 단지가 밀집된 곳 사이에 위치했다. 오래 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살기도 했다.
전셋값은 5억~6억 원대로 형성됐다. 이곳에 입주한 건 대학생 등 청년 세대와 젊은 진보층 민심을 잡으려는 황 후보의 의도로 풀이된다.
황 후보 역시 이 후보와 마찬가지로 이전까지 강남에서 20년 넘게 거주했다. 1996년 전입신고를 한 141.53㎡짜리 잠원동 신반포11차 아파트에서다. 이 단지는 신반포4지구로 GS건설에서 시공을 맡아 ‘신반포 메이플자이’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현재 시세는 30억 원대 수준이다. 황 후보는 배우자 포함 재산을 38억 원으로 신고한 바 있다. 황 후보와 이 후보는 강남에서 길 하나를 건너면 만나는 위치에 살다가 이번 총선으로 종로에서 다시 이웃사촌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