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맑다. 해마다 이맘때면 뿌옇게 변해버린 하늘이 대한민국을 뒤덮었는데 올해는 다르다. 날씨, 정책 영향도 있겠지만 가장 와 닿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덕분(?)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대륙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가 줄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로 고속도로 통행량도 줄어들면서 미세먼지 저감에 한몫했기 때문이다.
13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고농도 초미세먼지(PM-2.5)가 발생한 날 수가 전년보다 크게 줄었다.
지난해 12월∼지난달 전국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24㎍/㎥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국민 체감과 밀접한 초미세먼지 ‘좋음’(15㎍/㎥ 이하) 일수는 13일에서 28일로 늘어난 반면 ‘나쁨’(36㎍/㎥ 이상) 일수는 35일에서 22일로 줄었다.
특히 ‘매우 나쁨’ 수준으로 볼 수 있는 고농도(51㎍/㎥ 이상) 일수는 18일에서 2일로 89% 감소했다.
지역별로 봐도 전국 17개 시ㆍ도 모두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개선됐다.
개선 폭이 가장 큰 광주·전북의 경우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33% 감소했다. 서울은 20%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초미세먼지가 개선된 이유는 △계절 관리제 정책 효과 △기상 상황 △코로나19 확산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우선 계절 관리제 시행 기간 석탄발전소 가동 중단·상한 제약을 추진한 결과 석탄 발전 분야의 미세먼지 배출량이 1년 전보다 약 39% 줄었다.
아울러 대형 사업장의 자발적 미세먼지 감축 협약 이행으로 협약 참여 사업장의 미세먼지 배출량이 약 30%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날씨도 미세먼지 저감에 영향을 미쳤다. 강수량이 늘고 동풍 일수가 증가해 기상 여건이 대체로 대기 질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중국 내 경제·사회활동이 위축되면서 중국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감소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봤다.
중국 생태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등에 따르면 작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중국 전역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49㎍/㎥로,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특히 한반도와 가까운 징진지(京津冀:베이징·톈진·허베이의 약칭)와 주변 지역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12%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4월부터 연말까지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작년과 비슷하다면 올해 목표 농도 20㎍/㎥를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미세먼지 개선의 종합적인 원인 등을 분석해 이를 토대로 개선된 계절 관리제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