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순이익 69%·웰스파고 89% 각각 급감…리세션 대비 막대한 대손충당금 축적이 실적 부진 주원인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하지 않았음에도 이들 은행은 코로나발 리세션(Recession·경기침체)에 대비해 막대한 자금을 대손충당금으로 돌리면서 일제히 시장 예상보다 더한 부진한 실적을 내놓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풀이했다.
JP모건은 지난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9% 줄어든 28억7000만 달러(약 3조5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JP모건 순익은 2017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하고 2013년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주당순이익(EPS)은 0.78달러로, 팩트셋 집계 전문가 예상치 2.16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보다 3% 줄어든 282억5000만 달러로, 시장 전망인 295억5000만 달러에 못 미쳤다.
웰스파고의 올해 1분기 순익은 6억5300만 달러로, 전년보다 89% 급감했으며 EPS는 1센트로 애널리스트 예상치 38센트를 크게 밑돌았다. 매출은 18% 줄어든 177억200만 달러로, 역시 시장 전망인 194억 달러에 미달했다.
JP모건과 웰스파고는 미국 대형 은행 중 처음으로 실적을 내놓으면서 어닝시즌 개막 신호탄을 쐈지만 매우 암울한 전망으로 시장에 부담을 줬다. 두 은행 모두 지난 분기 부실대출 상황이 크게 나빠지지는 않았지만 경제가 침체의 수렁으로 빠져 대규모 실직 사태가 일어나는 것에 대비해 엄청난 자금을 따로 떼어놓았다고 WSJ는 설명했다.
JP모건은 1분기 주로 소비자금융을 중심으로 부실대출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무려 68억 달러를 대손충당금으로 돌렸다. 이에 대손충당금이 총 82억9000만 달러로 늘어났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것은 극적인 변화”라며 “이전에 이런 일을 수행했던 모델이 없다”고 한탄했다.
그럼에도 JP모건은 이런 대비도 충분치 않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손충당금 축적은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 마이너스(-) 25%로 추락하고 실업률은 10% 이상으로 치솟을 것이라는 가정에 근거했다. 그러나 JP모건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2분기 성장률이 -40%로 추락하고 실업률은 20%에 다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웰스파고도 부실대출에 대비하고자 지난 분기 약 30억 달러를 추가해 대손충당금 규모를 38억3000만 달러로 늘렸다.
찰스 샤프 웰스파고 CEO는 “우리는 경제가 얼마나 빨리 회복할지 어떤 일정이 전개될지 전혀 모른다”며 “경기가 위축될 것임은 안다”고 말했다.
두 은행 모두 연체료 포기나 월별 상환 일시 중단 등으로 코로나 사태에 흔들리는 사람들과 중소기업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부진한 실적 발표에 이날 뉴욕증시 상승세에도 JP모건 주가는 2.74%, 웰스파고는 3.98% 각각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