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메디오젠이 진행하는 3자배정 유상증자에 230억 원 규모로 참여한다. 신주 발행가는 1만7000원(액면가 500원)으로 오는 29일 대금을 납입하면 135만2941주의 상환전환우선주를 받게 된다. 해당 주식은 주당 1개의 의결권을 갖고 있다.
유한양행은 30일부터 2030년 4월 29일까지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유한양행은 이와 함께 메디오젠이 개발 중인 제품 중 5가지 이상에 대한 판권, 공동연구, 및 기술수출, 우선검토권에 대한 약정과 더불어 사외이사 1인 지정권도 챙겼다.
유한양행이 투자하는 메디오젠은 2000년 6월 설립된 마이크로바이옴ㆍ프로바이오틱스 전문 기업이다. 프로바이오틱스 원료를 건강기능식품, 일반식품, 화장품의 소재로 공급하는 한편 자체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라비센’ 시리즈를 내놓고 있다. 이와 더불어 고객의 요구에 따라 프로바이오틱스 완제품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자개발생산) 방식으로 공급하고 있다.
메디오젠의 실적과 재무는 안정적인 편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210억 원의 매출에 49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특히 작년 3공장의 완공으로 전년보다 매출과 수익이 크게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61.3%, 유동비율은 182.7%, 잉여금이 134억 원 쌓여 있고 현금성자산으로 15억 원가량을 갖고 있다.
유한양행은 최근 수년간 오픈 이노베이션 경영 전략하에 신테카바이오, 제넥신, 파멥신, 굳티셀 등 다수 바이오벤처에 적게는 20억 원에서 많게는 200억 원까지 총 2000억 원을 투자했다. 이를 바탕으로 수건의 기술수출과 기술료 수령에 성공해 업계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기도 한다.
유한양행이 메디오젠에 230억 원의 거액을 쏟아붓는 것은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와 마이크로바이옴의 성장성에 주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 규모는 2017년 4657억 원에서 지난해 6444억 원으로 많이 늘어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프로바이오틱스 관련 특허 기술을 갖춘 메디오젠과의 협업은 유한양행에 상당한 기대를 갖게 한다. 메디오젠은 혈당조절과 지방분화, 간 기능성 유산균 개발 프로젝트 수행 및 이에 관해 국내는 물론 미국에 특허 등록ㆍ출원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메디오젠은 프로바이오틱스 외에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전문 기업으로, 향후 이 부분이 면역 항암치료제와 병행해 투약하는 등의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며 “향후 (메디오젠에서) 좋은 제품이 개발되면 판매를 우리가 하거나 기술수출 등의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둬서 오픈 이노베이션 측면에서 투자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