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신용스프레드, 10년 7개월 만에 최고치
이달 들어 회사채 발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반 토막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자금시장이 경색되고 회사채 금리는 상승하면서 회사채 상환 규모가 발행 규모를 앞서고 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날까지 자산유동화증권(ABS) 제외 회사채 발행액은 2조692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1% 감소했다.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는 32.3% 줄어든 수준이다.
올해 회사채 발행액은 1월 6조8000억 원 수준에서 2월 12조3000억 원으로 급증했다가 3월 5조1000억 원으로 다시 줄어든 데 이어 이달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월에는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서둘러 회사채 발행 규모가 크게 불었지만 이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우려에 회사채 발행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회사채 상환액은 3조9338억 원으로 발행액을 1조2000억 원 넘게 웃돌았다. 회사채 만기 상환액이 새로 발행된 금액보다 큰 것으로,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나서기보다 부채를 갚는 데 신경 썼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 2월 회사채 발행액은 상환액보다 6조 원 넘게 많았다가 3월에는 격차가 6400억 원 수준으로 줄었고 이달 들어 역전됐다.
코로나19로 금융시장 불안감이 고조되며 회사채 발행 환경이 비우호적으로 변했다. 자칫 기업이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섰다가 미달 사태가 발생하면 문제가 있는 회사로 비칠 수 있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회사채와 국고채 간의 신용도 차이를 보여주는 스프레드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전날 기업의 신용 위험을 보여주는 AA- 등급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와 국고채 3년물 금리의 신용 스프레드는 1.157%포인트(p)로 2009년 9월 18일(1.160%p) 이후 10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것은 국고채 대비 회사채의 위험성이 높아져 시장에서 외면받을 가능성이 커지는 것을 뜻한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전날 채권시장안정펀드와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채권(P-CBO), 한국은행의 금융안정특별대출제도 신설에도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은 여전히 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다며 저신용등급 회사채와 CP까지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구체적인 매입 기구 구조, 매입 범위 등은 한국은행과 함께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