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벤처투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소폭 감소한 가운데, 중소벤처기업부가 ‘규제자유특구펀드’ 등 벤처투자 활성화 및 다각화 방안을 내놨다.
또 투자 활성화와 관련해 벤처ㆍ스타트업 업계는 신속한 자금 집행을 주문했고, 투자자들은 다양한 벤처업계 정보 공개를 요구했다.
23일 중소기업벤처부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2020년 1분기 벤처투자 실적 발표 및 벤처투자 업계 간담회’를 열고 주요 벤처투자 생태계 구성원과 의견을 나눴다.
올 1분기 신규 벤처투자 금액은 7463억 원으로 전년 동기(7789억 원) 대비 4.2% 감소했다. 당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경기가 침체하면서 투자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한데 비해 약진한 수준이다.
분야별로 보면 바이오ㆍ의료ㆍ정보통신(ICT) 서비스 분야 투자가 늘었다. 올해 1분기 바이오ㆍ의료 기업에 대한 투자금은 2244억 원으로 전년 동기 1700억 원 대비 32.0% 늘었다. ICT 서비스 관련 투자도 21.9%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K-바이오’의 글로벌 경쟁력이 확인됐다”며 “또 재택근무, 원격의료, 온라인쇼핑 등 ‘온라인 경제’에 기반을 둔 IT 서비스업종 투자도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신규 벤처펀드는 올 1분기 동안 5048억 원이 결성됐다. 전년 동기(6414억 원) 대비 21.3% 감소한 셈이다.
따라서 중기부는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 장관은 “지방별로 적용되는 ‘규제자유특구펀드’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태펀드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규제자유지역의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중심으로 일정 금액을 모아 조성하는 계획”이라며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대기업 기반인 만큼 대기업의 벤처투자와 연결해 진행하는 게 좋겠다”고 설명했다.
또 중기부는 지난 8일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회의에서 발표한 벤처투자 인센티브 패키지도 다시 소개했다. 올해 신규조성 펀드가 20% 투자 목표를 달성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먼저 우선손실의 경우 4월 이후 투자분 손실액을 최대 10%까지 우선 충당한다.
또 보수체계와 관련해 정책펀드 수익분의 10%를 성과보수로서 운용사에 추가로 제공하고 투자목표를 초과 달성할 경우 관리보수 측면에서 초과분의 1%를 지급한다.
아울러 내년도 출자 비율을 최대 10%포인트까지 상향하고, 내년도 정책펀드 출자를 신청할 경우 가점을 부여하는 등 출자 우대 혜택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벤처ㆍ스타트업 업계는 신속한 자금 조달을 주문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코로나19 여파로 1분기 매출이 아예 사라진 업체가 90% 이상”이라며 “시장 측면에서 글로벌 차원의 왕래가 어려워 기존에 성사된 투자도 규모가 줄어들거나 거래 자체가 길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 대표는 효율적인 정책 자금 지원을 요구했다. 그는 “기술보증기금이 4000억 원 추가 보증하고 있지만 신용보증기금에서 지원받은 기록이 있는 경우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지적했다.
또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은 “중앙회에서 융자를 전부 해주기 힘든 만큼 ‘하이브리드 금융’이 늘어나면 좋겠다”며 ‘자상한기업’을 통해 벤처캐피털(VC)이 투자한 기업이 향후 스케일업할 경우 은행에서 자금을 융통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편 기관투자자들은 벤처투자 시장에 대한 정보 부족을 지적했다. 정보가 부족해 효율적이고 신속한 투자에 나서기 어렵단 것이다.
김재동 군인공제회 부이사장은 “정보가 부족해 투자 시 리스크가 있는데, 유동성공급자(LP)로서 벤처투자에 적극 나설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라며 “정보 교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간담회에는 국민연금, 과학기술공제회, 노란우산공제회, 군인공제회 등 기관출자자와 산업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미래에셋대우증권, KB증권 등 벤처투자 시장에 자금 공급 역할을 하는 기관 투자자가 참석했다.
또 벤처캐피탈협회, 벤처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글로벌 벤처캐피털 등 투자 시장 참여자도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