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이 미래에셋대우를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으로 기업공개(IPO) 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가운데 공모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티몬이 상장에 성공하면 이커머스 기업으로 국내 증시에 입성하는 첫 사례로, 기업 가치를 얼마만큼 어떻게 시장에서 인정받느냐가 상장 작업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27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상장 대표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를 선정하고 IPO의 구체적인 방법과 세부 일정 수립 등을 위한 실무 협의에 착수했다. 상장 시기에 대해서는 내년 중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공모가 산정 및 다양한 상장 요건 등은 주관사와 논의할 계획이다.
이번 IPO는 자본확충과 함께 대주주 측 자금회수(엑시트) 시기 와도 맞닿아 있다. 2015년 티몬의 최대주주로 오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는 현재 이들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인 몬스터홀딩LP가 티몬의 지분 98.38%을 가지고 있고, NHN엔터테인먼트가 지분 1.62%를 보유 중이다.
앞서 티몬은 2017년 삼성증권을 주간사로 선정해 첫 상장을 추진했다가 실적부진 등으로 무산되기도 했다. 3년 여 만에 다시 IPO에 도전한 티몬 측은 내년께 코스닥 상장을 통해 4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가치를 2조 원대로 평가받아야 한다. 시장에서 알려진 티몬 측이 예상하는 기업가치는 약 1조5000억 원 수준이다. 이는 연간 거래액의 0.45~0.5배를 적용해 추산한 것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기업의 성장성 및 수익성 등을 고려할 때 실제 그 정도 수준의 기업가치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이견이 많다. 티몬의 최근 3년간 영업실적을 보면 2016년 매출 2643억 원에 영업손실 1551억 원, 2017년 매출 3752억 원에 영업손실 1190억 원, 2018년 매출 5006억 원에 영업손실 1279억 원을 기록했다. 아직 2019년 재무제표가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700억 원 가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자본총계는 -4346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상장 후 자본잠식비율을 50% 미만으로 유지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될 수 있어 티몬은 흑자전환에 모든 것을 다 걸어야 한다.
티몬은 ‘테슬라 상장 요건’을 통한 증시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직전 연도 매출 30억 원 이상에 최근 2년간 평균 매출 증가율 20% 이상, 공모 후 자기자본 대비 시가총액 200% 이상 등을 충족하는 적자기업은 특례를 받을 수 있다.
상장 때 높은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티몬은 재무건전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물류비 부담이 크던 식료품 직매입 사업을 접고, 특정 시간대에만 파격가를 제공하는 ‘타임커머스’에 집중하는 사업구조 전환을 이뤄냈다. 또 최근 코로나19로 상황이 개선된 만큼 적자폭을 줄여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티몬은 가능하면 연간 흑자까지도 기대하고 있다. 티몬은 3월 1억6000만 원의 월간 플러스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0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이커머스 업계 최초로 흑자 시대를 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IPO 업계 관계자는 “티몬은 공모가를 높이기 위해 거래액과 매출을 강조할 것 같다”며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 중 첫 상장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지만 수익성 개선이나 성장성 면에서 볼 때 원하는 수준의 공모가를 산정받기 힘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