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수출 악화에도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는 종목에 선별 투자해야 한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29일 진단했다. 특히 테크, 소프트웨어, 헬스케어 등 기존 시장 주도 업종에 대한 선호를 유지하고, 언택트(비대면) 관련 종목에도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문동열 삼성증권 연구원 = 5월 코스피 구간은 1750~2000선으로 예상된다. 이익전망 하향조정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반면 주가지수는 빠르게 반등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낙폭을 대부분 해소했다. 이익전망 상향 조정 또는 밸류에이션 재평가 없이는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되는 상황에 도달한 것이다. 상반기 기업실적 부진을 확인하는 과정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12개월 예상 이익전망은 아직 크게 훼손되지 않았지만 이익조정비율(EPS Revision Ratio)은 전례없이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익조정비율은 경험적으로 예상이익에 선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2분기 수출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이익 하향조정의 핵심요인이다. 4월 들어 20일까지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9% 감소했다. 일평균수출도 3월 이후 급락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교역 둔화를 고려하면 적어도 2분기 중에는 큰 폭의 수출 감소가 불가피하고, 실적에 대한 눈높이도 낮아질 것이다.
업종별로는 테크, 소프트웨어, 헬스케어 등 기존에 시장을 주도하던 업종들에 대한 선호를 유지한다. 성장주의 상대적 강세는 계속되고 있으며 역사적 최저 레벨을 재차 뚫고 내려간 금리로 인해 성장주 밸류에이션에 유리한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5월의 추세를 낙관하지 못하지만 ‘5월에는 팔자(Sell in May)’가 아닌 ‘5월에는 추가수익(Alpha in May)’ 전략으로 대응하기를 권고한다. 압축 및 선별 전략이 중요하다. 글로벌 교역 둔화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성장세를 유지하거나 이익전망이 훼손되지 않는 주식, 현금흐름이 견조한 주식, 감익에도 불구하고 배당이 안정적인 주식, 언택트 라이프스타일과 관련 높은 주식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 코스피 레벨이 꽤 높은 수준까지 회복됐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여전히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신흥국 펀드 플로우나 국내 외국인 수급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보이는 외국인 투자 심리 지표를 살펴보면 여전히 경험적 최하단에 있다. 극단적으로 냉각된 투자심리가 회복될 경우 외국인 수급의 개선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한 셈이다.
일반적으로 증시 투자 심리는 고용과 소비 심리와 밀접한 연관성을 보이는 경향이 존재한다. 최근 외국인 투자심리의 악화는 미국과 선진국 경제 락다운에 따른 고용악화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을 듯하다. 역으로 락다운이 완화되고 고용이 회복되는 조짐이 나타날 경우 극단적으로 위축돼 있던 투자 심리의 개선과 외국인 수급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다.
중장기 관점에서 매크로 부담은 여전히 무겁다. 성장 경로의 하향 조정이 진행된 만큼 지수 상단에 대한 기대치도 기존 대비 하향 조정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극단적으로 위축된 미국의 고용 상황 개선 시 마찬가지로 위축된 투자 심리의 회복이 자금 흐름의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은 존재한다. 미국 고용 개선과 더불어 심리, 수급상의 변화가 나타날 경우 IT의 상대적으로 강도 높은 회복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