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인 스스로 움직여 컨테이너선 들어 올려…자동화율 95%로 안전사고 감소
“다른 항만에서는 수동으로 작업이 이뤄지는 것과 달리 HPNT의 야드 크레인 자동화율은 95%이다.”
29일 수많은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HPNT(현대부산신항만). 이진철 HPNT 영업담당 상무는 자사 항만의 장점으로 ‘자동화’를 꼽았다. 2010년 설립된 HPNT는 HMM(옛 현대상선)이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컨테이너를 나르는 수십 대의 야드 크레인을 작동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최대 300명의 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HPNT는 자동화를 통해 한 번에 작업할 인력 규모를 대폭 줄였다.
이 상무는 “컨테이너가 트럭에 제대로 실렸는지 확인하는 등 세세한 업무는 사람이 직접 하지만 대부분 업무는 자동화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 “트럭 입구 통과하면 크레인 스스로 움직여” = HPNT에 있는 38개 야드 크레인은 자동화로 인해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한다.
트럭이 작업을 위해 항만 입구를 통과하면 통제실에 해당 내용이 전송된다. 이후 프로그램을 통해 트럭 작업 위치가 정해지고, 크레인은 스스로 작동한다.
통제실 직원은 야드 크레인이 들어 올릴 컨테이너 위치를 정확하게 지정하면 된다. 특이상황이 발생하면 화면에는 알림이 뜬다.
HMM 관계자 “자동화를 통해 여러 이점을 확보했다”며 “사람이 직접 크레인을 운전할 때보다 안전사고 발생률이 줄어들었다. 효율적으로 작업하는 만큼 비용도 절약된다”고 말했다.
◇ “에펠탑보다 100m 긴 ‘알헤시라스호’” = 이날 HPNT에는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인 HMM의 ‘알헤시라스호’(2만4000TEU)가 정박하고 있었다. 23일 경남 거제에서 명명식을 가진 알헤시라스호가 중국 칭다오항에서 컨테이너 900개를 싣고 부산항에 처음으로 입항한 것이다.
20피트짜리 컨테이너 2만4000개 운반이 가능한 알헤시라스호의 길이는 에펠탑보다 100m가 더 높은 400m를 자랑한다. 선수에서 선미가 보이지 않을 정도다. 남다른 크기 때문에 연료 탱크를 가득 채우는 데 필요한 연료유만 최소 7300톤이다.
HMM은 알헤시라스호를 앞세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2만4000TEU급 초대형선은 유럽 항로 평균 선형인 1만5000TEU급 선박보다 운항 비용을 약 15% 절감할 수 있다.
또 다른 HMM 관계자는 “과거 해운업계가 속도 및 운임 경쟁을 펼쳤다면, 오늘날에는 선박 규모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HMM은 알헤시라스호를 통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HMM은 알헤시라스호를 시작으로 올해 9월까지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으로부터 2만4000TEU급 12척을 인도받는다. 12척은 세계 3대 해운 동맹의 하나이자 HMM이 속한 디 얼라이언스의 아시아~유럽노선에 투입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내년에는 현대중공업으로부터 1만6000TEU급 8척을 인도받을 계획이다. 20척을 인도받을 시 선복량 보유기준 세계 8위 해운사로 등극할 수 있다고 HMM은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