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국제노동기구(ILO)는 29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이동제한 등 노동시장에서 입지가 취약한 ‘비공식 부문’ 취업자의 수입이 크게 줄었다”며 전 세계 노동인구의 절반인 16억 명이 생계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를 방치하면 경제 타격뿐만 아니라 사회 불안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ILO가 언급한 비공식 부문 취업자란, 공식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노점상이나 건설현장 노동자 등을 가리킨다.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20억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노동자의 60%가 넘는 수치다. 이들은 실업급여 등 공공 안전망의 사각지대에 있으며, 대부분이 개발도상국과 신흥국에 몰려 있다.
22일 시점에 비공식 부문 취업자 중 11억 명이 전면 봉쇄된 국가에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장이나 점포 폐쇄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제조업, 소매업 종사자가 많다고 한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경제 위기가 닥친 첫 한 달 간 비공식 부문 노동자의 수입은 60% 줄었을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별로는 아프리카와 미주 지역에서 일하는 사람이 각각 81% 감소로 가장 심각하고, 다음으로 유럽·중앙아시아(-70%), 아시아·태평양(-22%) 순이었다. ILO는 대체할 수입원이 없으면 빈곤층이 확산하면서 범죄 증가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서구 일부에서는 코로나19 감염 속도가 둔화했지만 여전히 기업 활동의 자제를 요구하는 나라가 많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총 노동시간은 작년 4분기에 비해 약 4.5% 줄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2분기는 10.5% 감소로 한층 더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풀 타임 노동자 3억500만 명이 일자리를 잃는 셈인데, 이는 4월 초 예측한 1억9500만 명보다 더 큰 폭으로 악화하는 것이다.
ILO는 중소기업과 노동자를 위한 신속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업급여 신청 절차 간소화나 자금조달 지원을 위한 대출 보증을 사용하기 쉽게 하는 것 등을 꼽았다. 장기적으로는 고용을 늘리기 위해 대규모 공공 투자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재정에 여유가 없는 개발도상국과 신흥국의 채무 부담 완화도 요구했다.
가이 라이더 ILO 사무총장은 “팬데믹과 고용 위기가 진행됨에 따라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서둘러 보호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