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4일(현지시간) 경제 재개에 따른 원유 수요 회복 기대감에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3.1%(0.61달러) 오른 20.3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3.16%(0.86달러) 오른 28.06달러에 장을 마쳤다.
미국 다수 주와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 완화에 착수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이 가장 심각했던 뉴욕주도 입원환자와 사망자 수 감소세가 뚜렷해지면서 정상화 조건을 제시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하루 새 신규 확진자가 228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28일 이후 하루 사망자 기준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4일 연속 하루 사망자가 300명대 이하를 기록했다.
이에 뉴욕주는 각종 제한 조치 관련 정상화 조건을 제시하는 등 경제 재개에 시동을 거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최대 피해국 가운데 하나인 이탈리아도 이날부터 봉쇄 조처의 단계적 완화에 들어갔다. 이탈리아 전역의 제조업과 도매업, 건설 공사 작업 등이 정상화됐다.
코로나19 여파로 멈춰 섰던 경제가 재가동에 들어가면서 원유 수요 회복 기대감이 유가 상승을 견인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의 원유 감산이 본격화한 것도 유가를 떠받치는 요인이다.
앤디 리포 리포오일어소시에이츠 애널리스트는 “각국이 경제를 재개하면서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면서 “또 산유국들이 감산을 시작했고 다른 지역의 산유량도 경제적인 문제로 감소하고 있는 점도 유가에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코로나19 책임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 고조는 유가 상승을 제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 때리기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주말 폭스뉴스와 가진 타운홀 미팅에서 중국이 코로나19 관련해 끔찍한 실수를 저지르고도 이를 덮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또 이와 관련한 보고서를 곧 내놓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코로나19가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시작됐다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고 말하며 중국을 겨냥했다.
이에 중국은 관영언론을 통해 “폼페이오 장관이 제정신이 아니라”라고 격한 대응에 나섰다.
미국이 대중국 관세 부과 위협을 다시 거론하는 등 미중 갈등 재점화로 경기 침체가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