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시개입자금 회수, 4월 외환보유액 37.7억달러 급증 ‘2년3개월만 최대폭’

입력 2020-05-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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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통화스왑 등에 환율안정, 스왑시장 통한 단기개입자금 만기…3월말 기준 세계 9위 유지

외환보유액이 한 달 새 38억 달러 가량 증가해 2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확산)에 따른 환율급등을 방어하기 위해 외환당국이 스왑시장을 통해 개입했던 자금이 만기도래하면서 자연스럽게 흡수된 때문이다.

(한국은행)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말 외환보유액은 전월 말 대비 37억7000만 달러(0.9%) 증가한 4039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1월 64억9000만 달러(1.7%) 급증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직전달에는 89억6000만 달러 급감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1월 117억5000만 달러 감소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바 있다.

박성호 한은 외환회계팀장은 “한미 통화스왑 체결과 시장 안정화조치로 지난달 외환시장이 안정화됐다. 스왑시장을 통해 나갔던 외화유동성 공급자금이 만기도래를 통해 자연스럽게 회수된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안정세를 찾는 분위기다. 4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월보다 5.14원(0.4%) 오르는데 그친 1225.23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8월(1238.4원) 이후 10년 8개월 만에 최고치지만, 전월대비 변동폭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2월과 3월 각각 29.51원(2.5%)과 26.3원(2.2%) 폭등한 바 있다. 4월 말 기준 원·달러 환율도 1218.2원으로 전월 말보다 0.8원(0.1%) 오르는 데 그쳤다.

주요 6개국 통화대상 달러화지수(DXY)인 달러인덱스 역시 4월 말 기준 99.02로 전월 말(99.05) 대비 0.0% 상승(한국시간 기준 99.87, 0.7% 상승)(절상)에 머물렀다. 호주 달러화(5.5%)와 파운드화(0.4%)를 비롯해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엔화(1.2%)도 절상흐름을 보였다. 반면, 유로화(-1.9%)는 절하됐다.

반면, 3월 19일 체결한 6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왑 자금은 외환보유액에 잡히지 않는다. 이를 활용한 달러화 자금은 외화대출 시 그때그때 연준으로부터 빌려와 시장에 바로 풀기 때문이다. 앞서 한은은 이를 활용한 외화대출을 3월 31일부터 5월 6일까지 총 6회에 걸쳐 198억7200만 달러어치를 푼 바 있다.

박 팀장은 “한미 통화스왑자금 600억 달러는 항상 들어와 있는 것이 아니다. 입찰금액만큼 받아와 그때그때 시장에 풀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에 달러 유동성을 공급했기 때문에 (외환보유액 감소를 저지하는) 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부문별로 보면 국채나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에 투자하는 유가증권은 전월 말보다 39억1000만 달러 증가한 3615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회원국이 출자금 납부 등으로 보유하는 IMF에 대한 교환성통화 인출권리인 IMF포지션도 4억2000만 달러 늘어난 32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해외 중앙은행이나 주요 글로벌은행에 보관해 둔 현금성 예치금은 5억 달러 줄어든 312억3000만 달러를, IMF 특별인출권(SDR)은 6000만 달러 감소한 32억6000만 달러를 보였다. 금은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 달러(104.4톤)를 유지했다.

한편 3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4002억 달러)는 세계 9위 수준을 유지했다. 1위는 3조1606억 달러를 보인 중국이 차지했다. 이어 일본(1조3662억 달러), 스위스(8507억 달러), 러시아(5635억 달러) 순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4725억 달러)는 244억 달러(5.2%)나 급감해 5위에서 7위로 두 계단 하락했다. 홍콩(4376억 달러)은 우리보다 한 단계 위인 8위를, 브라질(3432억 달러)은 우리보다 한 계단 아래인 10위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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