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증시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확산 우려와 미ㆍ중 무역분쟁 가능성 등으로 주식시장에 안심하고 투자하긴 이른 때라고 분석했다.
다만, ‘한국판 뉴딜’ 등으로 4차 산업혁명 상용화를 위한 인프라 투자 확대가 예상되면서 5G, 클라우드, 사이버보안 등 소프트웨어 관련주들이 주목받을 전망이다.
◇이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 = 주식시장의 환경을 본다면 우호적이지 않다. 대외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으며 경제 및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기대감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둔화되며 증가율이 1~2%대를 보이자 각국 정부는 단계적으로 경제 정상화에 착수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을 받아서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던 1분기 기업 실적 역시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는 시점에 다시 집단 감염이 발생해 2차 확산에 대해 고려할 수 밖에 없다. 위축된 경기를 빠르게 회복시키려는 주요국 정부의 입장이 이해 가지만 오히려 안일한 규제 완화가 더욱 큰 피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다.
미 연방준비제도를 중심으로 한 중앙은행의 유동성이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으나 언제까지 유동성에만 의존할 수 없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만큼 언제든 중국과의 갈등 부각이 시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 정부가 한국형 뉴딜 정책의 밑그림을 공개했다. 우리나라의 강점인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융복합 산업을 활성화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2~3년 이내에 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3대 영역 프로젝트로 데이터ㆍ5GㆍAI 등 디지털 인프라 구축, 비대면 산업 집중 육성, SOC의 디지털화 등을 제시했다. 4대 원칙으로 △디지털 기반 프로젝트에 집중 △민간 투자와의 시너지가 크면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과제 △전 산업 및 전 분야의 기초가 되는 혁신 인프라 △임팩트 있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선택과 집중 등을 선정했다.
한국형 뉴딜은 4차 산업혁명 상용화를 위한 인프라 투자 확대로 요약할 수 있다. 5G, 클라우드, 사이버보안 등 소프트웨어 관련주들이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IT 주도의 경기부양은 글로벌 전반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중국은 7대 신인프라 투자정책을 공개했고, 유럽, 미국 등도 5G와 데이터 센터, 서버투자 확대를 경기부양정책의 한 축으로 제시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4차 산업혁명 사이클의 진행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IT 인프라 확보가 빨라지고, 이를 계기로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과 제품의 상용화가 가시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IT 주도로 상승추세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한다. 단기 불확실성 변수들이 불거지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IT 성장 동력은 더욱 견고해지고 강해지고 있다. 코스피의 단기 속도 조절 국면은 IT 비중확대, IT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의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