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성수기가 다가오면서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빙그레가 야심작 '슈퍼콘'과 함께 올해초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통해 보유하게 된 '부라보콘'을 내세워 롯데제과 '월드콘'이 20여년째 차지하고 있는 콘 아이스크림 시장 왕좌에 도전하고 있어서다.
월드콘은 지난해 750억 원의 매출액을 올린 국내 콘 아이스크림 1위 브랜드다. 지난해 슈퍼콘 매출은 180억 원에 그치고 올해 예상 매출액은 200억 원 웃도는 수준으로 잡았다. 여기에 부라보콘의 매출액이 평년 기준 400억 원대 중반임을 고려하면 올해 롯데제과(월드콘)와 빙그레(슈퍼콘ㆍ부라보콘)의 콘 제품 매출 차이는 100억 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여름 마케팅 성패에 따라 시장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메로나'ㆍ'투게더' 등을 보유한 빙과 명가 빙그레가 슈퍼콘에 공을 들인 이유는 콘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눈에 띄는 제품이 없다는 평가 때문이다. 1위 제품인 롯데제과 월드콘에 이어 해태의 부라보콘, 롯데푸드의 구구콘 등이 충성고객 확보에 성공했으나, 빙그레 제품인 슈팅스타 등은 존재감이 없는 편이었다.
이에 빙그레는 올 여름 성수기 공략을 위해 슈퍼콘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부라보콘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 등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절차가 진행 중으로 본격적인 마케팅 실시에 아직 제약이 있다"며 말을 아꼈다.
'슈퍼콘'은 빙그레가 아이스크림 콘 시장 공략을 위해 2018년 선보인 야심작이다. 4년의 연구개발 기간과 100억 원의 비용이 투입될 정도로 공을 들였다. 빙그레에서 최근 단행한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로 꼽힐 정도다. 빙그레는 기존 아이스크림 콘에 쓰이던 설탕 양을 4분의 1 수준으로 줄여 바삭한 식감을 높였고, 과자 비중도 기존 20~30%에서 10% 이하로 줄여 제품 차별화에 방점을 찍었다.
우선, 빙그레는 슈퍼콘 광고 모델로 지난해 손흥민에 이어 지난 3월 유산슬을 기용하는 등 '빅 모델'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유산슬을 모델로 한 이번 광고에서 빙그레는 '국민콘, 슈퍼콘'이라는 슬로건으로 트로트 풍의 새로운 CM송을 선보였다.
또한 빙그레는 새로운 CM송 홍보를 위해 지난해 시행했던 '슈퍼콘 댄스 챌린지'에 이어 '슈퍼콘 트로트 챌린지'를 기획했다. 빙그레는 이 챌린지에는 최근 미스터트롯으로 인기를 끈 가수 영탁을 1번으로 섭외해 홍보 효과를 더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슈퍼콘 트로트 챌린지는 29일까지 약 한달 간 진행된다.
빙그레의 거센 도전에 대응해 롯데제과는 월드콘 마케팅 수단으로 'e스포츠'를 택했다. 이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면서 스포츠 등의 직접 관람이 줄어들며 간접 관람이 가능한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제과는 지난달 ‘월드콘’의 광고모델로 리그오브레전드(LoL) 프로게이머인 '페이커'를 발탁해 제품 디자인에 ‘페이커’ 이미지를 적용한 한정판 제품을 선보였다. 지난달 28일에는 ‘월드콘X페이커’ 컬래버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롯데제과는 ‘월드콘X페이커’ 컬래버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이벤트는 별도 제작된 ‘월드콘’ 이벤트 홈페이지에서 신청 가능하다. ‘월드콘’과 구매 영수증을 사진으로 인증하면 추첨을 통해 ‘페이커’ 관련 경품과 리그오브레전드(LoL) 게임 아이템 등 다양한 경품이 주어진다.
월드콘의 제품 라인업도 강화했다. 롯데제과는 최근 ‘월드콘’의 새로운 맛으로 ‘월드콘 애플크럼블’을 출시했다. 상큼달콤한 사과맛의 ‘월드콘 애플크럼블’은 윗부분에 크럼블 쿠키칩을 토핑해 바삭한 식감이 좋다.
한편, 떠 먹는 아이스크림의 대명사 '투게더'도 슈퍼콘과 함께 여름 시장을 공략할 빙그레의 히든 카드로 분석된다. 빙그레가 지난해 출시한 소용량 제품(300㎖)인 '빙그레 미니어처'의 올해 4월까지 매출액은 14억 원을 기록해 이미 전년 매출(10억 원)을 넘어섰다. 빙그레는 오랜 기간 200억 원 중반대에 머물러 있던 투게더 매출을 지난해 미니어처 출시로 370억 원까지 끌어올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