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하가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900억 원 규모 리파이낸싱을 실시한다. 한국제지를 새로운 최대주주로 맞이하면서 기존 유암코가 보유하거나 보증한 채권을 상환하기 위해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제지는 이달 중으로 세하가 KB증권으로부터 차입하기로 한 900억 원에 대해 보증을 서기로 했다. 채무보증금액은 1170억 원이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세하 자기자본 379억 원 대비 237% 수준이다.
차입금은 세하가 현재 최대주주인 유암코에 빌린 차입금 428억 원과 회사채 75억 원을 상환하는 데 쓰인다. 아울러 유암코가 채무 보증을 서고 한국투자증권이 대출해준 400억 원도 상환한다.
이는 유암코가 세하 지분 71.6%를 한국제지에 550억 원을 받고 매각하면서 자사가 보유한 채권도 함께 매각한 데 따른 것이다. 매각 채권의 경우 리파이낸싱을 통한 대금 지급을 허용했다.
다만 딜 클로징은 다소 밀릴 가능성도 있다. 잔금 지급 기한이 임시주총 3일 전까지다. 그러나 거래 당사자들은 현재까지 납입 완료를 발표하지 않았다. 협의가 있을 경우 다음날(14일) 오전 11시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 전까지로 납입을 연기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막판 납입도 가능하다. 한국제지 측은 해당 임시주총서 자사 인사를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이번 매각으로 세하의 금융비용은 다소 증가할 전망이다. 리파이낸싱 대상 채권은 총 900억원 규모로 연 이자율은 4.6% 수준이다. 이를 상환하기 위해 KB증권으로부터 차입하는 자금 중 400억 원이 브릿지론으로, 단기활용 목적 대출상품이기 때문에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향후 자금 구조 변동도 관심사다. 세하가 KB증권으로부터 차입한 자금은 일반 대출 500억 원 1년, 브릿지론 400억 원 6개월로 짧다. 이 기간에 다시 한번 리파이낸싱이 이뤄질 수 있는 셈이다. 이 경우에도 한국제지가 보증을 선 만큼, 채무이행 관련 문제가 불거질 소지는 크지 않다.
세하 관계자는 “KB증권 대출의 경우 잔금 납입과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잔금 납입일과 대출일이 같다”며 “아직까지 대출이 실행되거나 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국제지 측은 “주총이 익일 진행되기 때문에 납입도 이날 될 것”이라고만 밝혔다.
유암코 관계자는 “딜은 문제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일각에서 매각과정에 대해 제기한 의혹의 경우 애초에 회사가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매각과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된 부정의혹은 현재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