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미국서 신성장 동력 찾는다

입력 2020-05-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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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사업과는 전혀 다른 영역 진출 모색"…'딥체인지' 가속 페달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에 들어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영철학인 '딥체인지'를 실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이 회사의 미국 법인은 최근 '슈퍼 씨드(Super Seed) NY'라는 투자 전문 법인을 설립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정유, 석유화학, 배터리, 소재 등 기존에 영위하고 있는 사업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경제 생태계가 급속도로 변화하는 중에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슈퍼 씨드를 사전적으로 번역하면 '특별한 씨앗' 정도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술력과 사업 아이템을 선제적으로 확보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움직임은 최태원 회장의 경영 철학과 맞닿아있다.

최 회장은 오래전부터 '딥체인지'를 강조해 왔다. 혁신 없인 갑작스러운 죽음(서든 데스)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에 일찌감치 신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그는 계열사 CEO들에게도 지속해서 "현재 자산가치가 큰 것이 미래에 작아질 수 있고, 현재는 자산가치가 작지만, 미래에는 확 커질 수 있는 것도 있다"며 업종에 성역은 없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최근 코로나19와 관련해서 "'잘 버텨보자'는 식의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발언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최근 SK㈜가 스타트업 생태계에 활성화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SK는 지난해 스타트업 스튜디오를 통해 K팝 기반 미디어 플랫폼 서비스 사업에 진출했다. 투자자가 사업모델을 구상한 뒤 전문가를 외부에서 영입하는 '컴퍼니 빌드' 형태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이 당장 가시적인 투자나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영악화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1조7752억 원이었다. 애초 컨센서스였던 8000억 원대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부터 악화한 시장 상황에 유가 급락으로 대규모 재고 관련 손실이 발생한 여파다. 여기에 코로나19 따른 국내ㆍ외 석유제품 수요부진으로 인한 정제마진 약세도 영향을 끼쳤다. 2분기 실적도 좋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사상 최악의 경영환경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영업손실이 큰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에 과감히 투자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하반기쯤부터 차츰 경영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예측하는 만큼, 이르면 내년께 본격적인 신사업 발굴 움직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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