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비상경영' 포스코인터, 무급휴직 대신 '무급 육아휴직' 카드 꺼냈다

입력 2020-05-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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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영향 본격화에 비용 절감 차원…연차 촉진과 함께 '수당 미지급' 못박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무급 육아휴직 확대’와 ‘월 1회 이상 주4일 근무’라는 카드를 꺼냈다.

강제성은 없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대내외 경기 침체의 위기 속에서 인건비 등 비용 절감을 위해 이 같은 제도 시행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인건비 절감을 위해 무급 휴직을 활발히 시행하고 있는 다른 기업과는 달리 무급 육아휴직을 확대하는 방안을 내세우며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최근 사내 게시판에 ‘육아휴직 확대 및 연차 사용 촉진제도’ 운영에 대한 공지를 올렸다.

이 공지에 의하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법정 육아휴직 외 무급으로 진행되던 일반 육아휴직 기간을 기존 1년에서 올해 한시적으로 2년까지 확대한다.

만 8세 또는 초등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직원 중 연내 육아휴직 2년 사용 완료(예정)이거나 육아휴직 3년차 사용을 위해 사용 중인휴직기간 조기종료 예정인 사람을 대상으로 오는 12월 23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육아휴직 시작일은 12월 31일 이전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육아휴직 권장은 직원들의 위기감을 조성하는 장기 무급 휴가 대신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는 측면을 강조하면서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개학이 연기되면서 돌봄 공백이 생긴 직원에게는 육아휴직 제도의 확대가 이 공백을 막아줄 수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전 임직원의 계획적인 개인 연차 전체를 사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전 임직원은 연차 사용 촉진 취지에 따라 본인 연차휴가를 계획적으로 사용하고 각 조직장은 소속 직원들이 자유롭게 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적극 권장해달라”고 당부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연차 촉진 제도 시행에 따라 월 1회 이상 연차 사용을 통한 주 4일 근무도 권장할 계획이다. 아울러 2주 집중휴가 사용도 권장하고 샌드위치 데이 등 연차휴가 사용 권장일도 운영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오는 7월까지 직원들로부터 연차휴가 사용 계획서를 받을 예정이며, 연차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연차 수당은 지급하지 않을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 자체적으로 비상경영의 일환으로 시행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이러한 비용 절감에 나선 것은 코로나19의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화돼 상당 시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상사는 특성상 전 세계 경제 흐름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는 한 사업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최대한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을 아끼며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포스코 그룹 역시 비상경영에 돌입하며 연차 소진을 권장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육아휴직 제도를 확대하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룹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연차를 소진하라고 장려하고 있지만 이 제도를 다른 계열사에게 무조건적으로 시행하라고 강요하지 않고 있다”며 “(육아휴직 제도 확대와 관련해)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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