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53억 달러어치 매입, 3년 만에 최고치…정치적 중대 이벤트 시 매입 증가 경향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증권계좌 잔액이 최소 50만 위안(약 8600만 원) 이상이어야 하는 적격 투자자나 증권사, 보험회사 등 다양한 부류의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올들어 지금까지 홍콩 주식 353억 달러(약 44조 원)어치를 매입했다. 이는 지난 2017년 이후 가장 큰 규모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중국 투자자들이 올해 이렇게 왕성하게 홍콩증시에 투자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그 이유로 이들 투자자들이 정치와 경제적으로 매우 민감한 홍콩보안법을 도입하려는 중국 정부를 측면지원하려는 것 아니냐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홍콩보안법 도입 추진 사실을 공식 발표한 지난 22일 본토에서 홍콩증시로 유입된 자금이 급증했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중국 정부 지원을 받는 펀드들은 3년 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주권반환 20주년을 맞아 홍콩을 방문했을 때 등 정치적으로 중대한 이벤트가 열릴 때마다 홍콩 주식 매입에 앞장섰다.
아울러 본토 투자자들은 홍콩증시가 하락할 때 매입하는 성향도 보이고 있다. 홍콩증시 항셍지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지난 3월 3년여만의 최저치를 찍었을 때 중국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저가매수에 나섰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항셍지수는 지난 22일 5.6% 급락하고 나서 이날 1.9% 반등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항셍지수 반등을 인용하면서 “홍콩보안법이 기업들의 신뢰를 강화할 수 있다”며 “이 법에 대한 우려는 부당하다”고 말했다. 항셍지수는 27일 오후 3시 10분 현재 전일 대비 0.7% 하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의 혼란에 비해서는 안정적인 편이다.
블룸버그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중국 투자자들이 현재 홍콩 주식의 약 2.9%를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본토 투자자들이 홍콩증시에서 주로 매입하는 대상은 현지 상장 중국 기업들이다. 예를 들어 지난 22일 항셍지수 급락 당시 본토 투자자들은 공상은행과 핑안헬스케어테크놀로지, 건설은행 주식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홍콩 증시 상장 중국 기업들은 본토 증시와의 밸류에이션 격차가 큰 것도 매력적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홍콩 증시 상장 중국 기업을 대표하는 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8배다. 반면 상하이종합지수의 PER는 11배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