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위험회피+주가손실..주식 4년반만·채권 역대 최대 감소
기관투자가의 외화증권투자 잔액이 유로재정위기 이후 최대폭으로 줄었다. 주식은 4년반만에, 채권은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위험회피 성향과 함께 글로벌 주가 급락에 따른 손실이 겹쳤기 때문이다.
주요 기관투자가란 자산운용사의 위탁 및 고유계정, 외국환은행, 보험사, 증권사 고유계정을 뜻한다.
상품별로 보면 주식은 51억5000만달러 감소한 1022억9000만달러를 보였다. 이는 2015년 3분기(-51억5000만달러)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는 글로벌 주가 하락 영향이 크다. 실제 1분기중 주요국 주가를 보면 미국은 23.2%, 유로존(EU)은 25.6%, 일본은 20.0%씩 급락했다.
채권은 49억4000만달러 감소한 1727억1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1분기이후 사상 최대 감소폭이다. 직전최대 감소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3분기(-35억7000만달러)였으며, 직전 감소는 2013년 2분기(-1억4000만달러)였다.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기관이 현금보유를 늘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코리안페이퍼(KP)는 4억8000만달러 증가한 428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2019년 2분기(-4억2000만달러) 이후 3분기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투자주체별로 보면, 자산운용사는 73억1000만달러 감소한 1848억7000만달러를, 보험사는 23억2000만달러 줄어든 854억2000만달러를, 증권사는 1000만달러 축소된 210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외국환은행은 4000만달러 증가한 264억6000만달러로 3분기째 사상 최대치를 지속했다.
조범준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차장은 “코로나19 확산에 위험회피 성향이 강화되면서 해외증권투자 수요가 줄었다. 주요국 주가가 1분기 하락하면서 손실이 발생한 것도 투자잔액 감소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