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상장주선인 보호예수가 풀리는 신규상장 기업들이 모두 공모가를 웃도는 주가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주관 증권사들은 일정 규모 이상의 평가 차익을 볼 전망이다. 특히 KB증권의 경우 상장을 주관한 기업들의 주가가 공모가의 수배에 달하면서 차익이 수수료와 맞먹는 수준을 기록했다.
1일 금융투자업계와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3일), 서울바이오시스(6일), 플레이디(12일), 엔피디(16일), 신테카바이오(17일) 등의 신규 상장 기업에서 주관사 의무보유분 보호예수가 해제된다. 코스닥 상장을 주선하는 주관사는 발행사 공모물량 중 3%를 인수해 3개월 동안 의무 보유해야 한다.
해당 기업들은 상장 직후인 3월 중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극심한 주가 하락을 겪었지만 현재는 모두 공모가를 소폭이라도 상회하고 있다. 의무인수분의 보호예수가 해제되면 대부분 1~2개월 이내에는 매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해당 주관사들은 이익을 챙길 수 있을 전망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KB증권이 상장을 주선했던 서울바이오시스와 플레이디다. 두 기업 모두 올해 공모주 중 이례적으로 상장 직후 주가가 공모가까지 회복하는 속도가 빨랐고, 이후에도 우상향 그래프를 꾸준히 그렸다.
서울바이오시스는 3월 6일 7500원 공모가로 상장한 이후 잠시 주춤했지만, 4월 초 자체 발광다이오드(LED) 기술인 ‘바이오레즈’에 코로나19 살균 능력이 있다고 밝히면서 상한가를 이틀 연속 기록하는 등 주가가 크게 뛰었다. 최근엔 바이오레즈 기술이 적용된 개인용 공기청정기를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 출시하는 등의 호재를 밝히며 주가가 2만 원대를 넘어섰다. 공모가와 비교하면 184%가 넘게 상승한 수치다.
KB증권은 서울바이오시스 주식을 6만 주 의무인수한 상태다. 만일 현재의 주가 추이가 계속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최소 8억3000만 원이 넘는 평가이익을 보게 된다.
KT그룹 온라인광고 대행 계열사 플레이디의 경우 3월 12일 공모가 8500원에 상장한 뒤 전일 종가(1만3650원) 기준 60.6%가량 오른 상태다. KB증권은 의무보유분으로 11만680주를 가지고 있다. 이에 따른 평가 차익을 계산해보면 약 5억5000만 원 수준이다.
두 기업의 평가 이익은 주관사에 주어진 인수 수수료와 비교해도 적지 않다. 서울바이오시스의 경우 공모금액과 의무인수분 합산 금액의 5%인 7억7000만 원가량의 수수료를 지급했고, 플레이디는 기본 요율 1.6%에 성과수수료 0.9%가 더해져 총 8억750만 원을 수수료로 책정했다.
나머지 보호예수 해제 기업들도 공모가를 소폭 상회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이 주관을 맡았던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1만 원 공모가로 상장한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3월 중순 저점(4780원)을 찍었지만, 주요 매출이 나오는 방산 부문이 코로나19 영향을 적게 받는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1만 원대를 넘어섰다.
유안타증권이 상장을 주선한 엔피디 역시 5400원 공모가로 상장한 직후 2400원대까지 내려갔지만 4월 초 급등세를 타기 시작했다. 5월 중순 공모가를 회복한 뒤 현재 소폭 조정받는 양상이다. 현 주가 기준 두 기업의 평가 차익은 각각 3500만 원, 8100만 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