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대학, 시험방식 교수 재량에 맡겨
대학가에서 비대면 시험 부정행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대학들이 다가오는 기말고사를 앞두고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4일 대학가에 따르면 대부분 대학이 최근 비대면 중간고사에서 부정행위 사례가 줄줄이 드러났으나 이를 근절할 뾰족한 대책이 없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학가 시험 부정행위는 인하대 의대에서 촉발됐다. 최근 인하대 의대 1, 2학년 학생 91명이 집단 부정행위를 저지른 데 이어 서울대, 서강대, 연세대, 건국대 등 학교에서 온라인 시험 부정행위 정황이 계속 확인되자 각 대학에 비상이 걸렸다.
우선 의대생들의 부정행위가 적발된 인하대는 기말고사를 대면 시험으로 진행한다. 고려대, 경희대, 한양대 등도 대면 시험을 원칙으로 정했고 서울대, 연세대 등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시험을 병행하기로 했다.
대학들은 부정행위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성균관대는 화상회의 시스템인 '웹엑스(Webex)'를 통해 응시생의 신분과 연습장을 확인하고 시험을 감독한다. 또 단답형 대신 서술형 문제 위주의 출제를 권장하고 시험 배점을 줄이면서 과제물 등 다른 평가방식을 병행한다.
연세대는 대면 시험에 한해 창의적인 문제를 출제하고 공정성 시비가 벌어지지 않는 범위에서 교수 재량에 맡길 방침이다.
그러나 대부분 대학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서강대 관계자는 "원격 시험을 치르는 원칙을 변경하지는 않았다"면서 "다만 다른 대학들의 대책을 살펴보며 부정행위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비대면 시험 원칙을 지키면서도 공정한 시험을 치를 수 있는 방법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대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는 전날 성명서를 내고 “기말 평가를 전면 비대면으로 실시해야 한다”며 “모든 과목에 절대 평가 방식을 도입하고, 비대면 오픈북 시험, 줌(화상회의 소프트웨어) 카메라·음소거 해제 등을 이용한 부정행위 방지, 레포트 대체 등 공정성 확보를 위해 가능한 대안을 적극 고안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