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대북전단에 발끈한 김여정 “조치 없으면 남북 군사합의 파기”

입력 2020-06-0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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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단체 북에 50만장 날려…북 "6·15 20돌…전단 살포 안돼"

정부 "긴장 해소 방안 고려 중"…김홍걸 "협박 아닌 대화 재개 신호”

▲2016년 4월 2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탈북자 단체들이 대북 전단을 날리는 모습.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4일 탈북민의 대북전단(삐라) 살포와 관련해 “이를 막지 않으면 남북 군사합의도 파기할 수 있다”고 강한 비판을 표출했다.

이에 대해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협박이라기보다 우리 측에 ‘당신들이 성의를 보여주면 우리도 다시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이날 ‘스스로 화를 청하지 말라’는 제목의 담화를 내고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금강산 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북남(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 마나 한 북남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전했다.

이는 앞서 지난달 31일 탈북민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이 경기 김포에서 대북전단 50만 장 등을 대형 풍선에 매달아 북한으로 날려 보낸 점에 대해 반발을 드러낸 것이다. 여기에는 ‘7기 4차 당 중앙군사위에서 새 전략 핵무기로 충격적 행동하겠다는 위선자 김정은’이란 글귀 등이 담겼다.

김 제1부부장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삐라 살포 등 모든 적대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판문점 선언과 군사합의서 조항을 모른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반발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6·15(남북공동선언) 20돌을 맞는 마당에 이런 행위가 ‘개인의 자유’, ‘표현의 자유’로 방치된다면 남조선은 머지않아 최악의 국면까지 내다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대북전단 살포를 저지할 법을 만들거나 단속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이날 “접경지역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위협을 초래하는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며 “정부는 접경지역에서의 긴장 조성 행위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긴장 해소 방안을 이미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남북 관계 경색이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홍걸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의 최측근인 김 제1부부장이 과연 대북전단 정도의 작은 일 때문에 직접 나섰을까”라며 정반대의 해석을 내놨다. 그러면서 “북측의 말은 항상 최악의 상황에서는 어떻게 하겠다는 협박보다 그 반대의 경우에는 그들이 우호적인 태도로 바뀔 수 있다는 숨은 메시지에 주목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최근 발언을 비난하는 등 미국과 중국 간 갈등 격화 속에서 혈맹 관계인 중국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국제부 대변인은 4일 담화문을 통해 “폼페이오는 미국의 역대 통치배들과 마찬가지로 승승장구하는 공산당과 사회주의를 어째보려는 허황한 개꿈을 꾸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동당 국제부는 대중국 외교의 핵심 부서로, 김정은 집권 이후 부서 명의 대변인 담화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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