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이 재직 당시 자신의 보수를 총 182억 원가량 증액한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롯데하이마트가 선 전 회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5일 밝혔다.
롯데하이마트는 선 전 회장이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초연봉을 증액해 2008년부터 2011년까지 182억6000만 원을 과다 수령했다며 반환 소송을 냈다.
또 회사에 그림을 8000만 원에 매도한 것과 배우자를 위한 운전기사 급여를 회사 자금으로 지급한 것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했다.
선 전 회장은 퇴직금 52억 원을 받지 못했다며 반소를 제기했다.
1심은 보수 증액이 적법하게 이뤄졌고 롯데하이마트가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선 전 회장 손을 들어줬다. 다만 그림 매도, 운전기사 급여 지급 부분은 잘못이 있다고 보고 이를 제외한 51억 원을 선 전 회장에게 지급하도록 했다.
2심은 일부 증액은 적법하지 않았다며 롯데하이마트가 선 전 회장에게 부당보수 증액분 14억 원을 추가로 제외한 37억 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증액된 보수 182억6000만 원이 모두 부당하게 지급됐다고 보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정관 개정 전까지 최고경영책임위원의 보수 결정은 이사회 결의를 요한다고 정했음에도 이뤄진 바가 없고, 주주총회에서도 아무런 결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당시 롯데하이마트가 1인회사(주주가 1인인 회사)라고 볼 자료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1인회사가 아닌 주식회사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주총회의 의결정족수를 충족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들이 동의·승인했다는 사정만으로 주주총회에서 그러한 내용의 결의가 이뤄질 것이 명백하다거나 이뤄진 것과 마찬가지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