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와이즈(구 화신테크)가 중동 지역 왕족과 관계있는 대형 제약사 ‘네오파마’의 한국지사를 맡아 바이오 신약사업을 하겠다고 발표한 후, 감사의견 거절로 거래가 정지됐다.
투자자들은 당황스럽다. 바이오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에 주식을 샀더니, 난데없이 상장폐지를 걱정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관련 기사 : [위기의 이노와이즈①] ‘만수르 관련주’라더니... 3개월 만에 거래정지)
신약 사업을 발표하고 이노와이즈의 최대주주가 된 이노와이즈코리아는 사무실도 없어졌다. (관련 기사 : [위기의 이노와이즈③] ‘만수르 한국지사’한다더니… ‘사라진 사무실’ )
이런 상황에서 내부갈등이 벌어졌다. 이노와이즈코리아는 유상증자 납입으로 최대주주가 된 이후에 자사 임원을 이노와이즈 이사에 선임하는 데 실패했고, 소송전이 불거졌다.(관련 기사 : [위기의 이노와이즈④] 불거진 갈등…줄소송 본격화(?))
시장에서는 이노와이즈의 신사업에 대한 여러 가지 의심이 나오고 있다. 불안감이 확대된 탓으로 풀이된다.
시장 관계자 사이에서 제기된 의문을 종합하면 △네오파마 자체가 매각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한국지사 설립이 가능한지 △왜 이노와이즈코리아가 최대주주에 오른 후에도 다른 상장사와 비슷한 협의를 했는지 △안진회계법인에 의뢰한 신약물질 가치평가보고서 실존 여부 △기존 이노와이즈 최대주주와의 관계 등이다.
이에 대해 바이오 신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양경휘 이노와이즈코리아 대표에게 입장을 들어봤다.
-네오파마 관계사인 NMC헬스가 지난 2월 런던 증권시장에서 상장폐지됐다. 네오파마 매각설도 공공연하다. 이런 상황에서 네오파마가 한국에 지사를 설립할 여력이 있나.
“상장폐지된 NMC헬스는 네오파마와 지분관계가 없다. 네오파마의 지분 100%를 보유한 세티(BR Shetty) 박사가 의장으로 있는 회사일 뿐이다. NMC헬스와 세티 박사가 런던에서 회계부정 의혹 등 문제가 불거진 것은 맞다. 그러나 세티 박사가 개인적으로 자금이 필요해 네오파마를 팔더라도, 그 대상은 중동 국가가 된다. 해당 국가는 네오파마에 관심이 많다. 국영기업설은 이전부터 나왔다. 한국지사 설립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별개의 사안이다.”
-이노와이즈와 일을 하면서도 복수의 상장사에 신약 사업 인수 의지를 타진했다.
“사업 초기(지난해 말)부터 어느 기업과 일할지에 대해 고민이 컸다. 심사숙고한 결과가 이노와이즈 실질 사주인 A씨다. 그런데 A씨와 일하면서 문제가 반복적으로 불거졌다. 차선책을 도모하기 위해 다른 곳과 논의를 하기도 했다. 이와 별개로 먼저 관심이 있다며 연락을 해온 곳도 상당수다.”
-신약 물질을 안진회계법인으로부터 가치 평가를 받았다. 내용은 왜 공개를 하지 않나.
“신약 물질은 현재 가장 큰 사업 아이템이다. (이노와이즈의)경영권도 넘게 받지 못했는데 먼저 공개했다가 어떻게 쓰일지 알 수없다. 특히 해당 회계법인과 비밀유지 계약을 했다. 일각에서 해당 보고서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알고 있다. 실제 협업을 제안 기업 중에서도 평가보고서를 보여주지 않았다고 의구심을 제기한 곳도 있다. 가치평가보고서를 보여주지 않은 것은 함께 일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하게 된다면 당연히 필요할 때 공개할 계획이다.”
-가치 평가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았는데, 신약 사업에 대한 보도가 많다.
“우리(이노와이즈코리아)가 언론보도를 요청한 것은 딱 1번뿐이다. 찾아보니 지난해부터 36건의 기사가 보도됐더라. A 씨가 요청한 것이다. 심지어 양 대표 사진이 보도됐을 때, A도 함께 사진을 찍었다. 자기만 자르고 보도했더라. 덕분에 우리만 사기꾼 소리를 듣고 있어 무척이나 억울한 상황이다.”
-사업 의지는 있나.
“일단 경영권을 넘겨받지 못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 가능하다면 기존 계획대로 경영권을 넘겨받고 신약 사업을 추진하고 싶다. 소액주주들을 만났는데, 대부분 신약 사업을 기대하고 있었다.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
-당면 과제는.
“회생절차 신청 때문에 고민이 많다. 관리인에 우리 측 인원이 선정되지 못하면 사실상 이노와이즈와 일을 할 이유가 없다. 우리로서는 40억 원만 날리고,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만 입은 셈이다.”
-A 씨와 공모한 것 아닌가.
“전혀 아니다. 지난 3월 A 씨를 고소했다. 처음부터 사이가 나쁘진 않았다. 감사의견 거절 전까지는 나름대로 논의는 할 수 있었다. 언론 플레이나 부당한 자금 집행 등 불안한 점이 많기는 했지만, 어차피 기업을 인수하고 사업을 추진하면서 결과를 보여주면 해결될 문제인 만큼 좋게 끝내려는 마음이 컸다. 그런 오해를 받을 수는 있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는 명백히 피해자다. 검찰 조사가 진행되면 밝혀지겠지만, 돈 번 것이 누군지를 보면 명백해질 것이다.”